[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원 100%가 낫지 않느냐"고 말한 후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룰 변경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까지 나서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9일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 사설에서 "국민의힘이 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의 경선 룰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골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 투표 100%가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초·재선 의원들은 '100% 당원 투표로 가자'는 입장을 밝혔다"며 "여론조사에서 친야 지지자들이 야당에 유리한 후보를 찍는 이른바 '역선택'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룰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친윤계가 여론조사에서 밀려 선거에 질까 봐 '당심 100%'를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골대를 옮겨 골 넣고 이긴들 국민들이 그 정당성을 인정하겠나"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같은 사설 <'윤석열당' 만들려 대표 경선 룰 바꾸겠다는 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를 불과 석달 앞두고 주자별로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는 룰 개정을 일방 추진하는 건 불공정 시비와 당내 분란을 자초할 뿐 아니라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며 "임시 관리직에 불과한 비대위가 섣불리 추진할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비대위가 당 안팎의 반대와 우려에 아랑곳없이 룰 변경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는 '윤심'이 꺼리는 주자를 떨어뜨리고 국민의힘을 일사불란한 '윤석열당'으로 바꾸기 위해서라는 걸 모를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대통령의 경선 개입> 칼럼에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소개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공천개입 때문에 2년 징역형을 받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엄중하게 말씀드린다. 경선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김 논설위원은 "국민의힘의 이번 룰 변경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이기에 국민 여론을 반영해야 할 대선·총선 후보 경선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내부총질 당대표' 문자 이후 줄곧 윤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윤심'과 다른 목소리가 죄 잘려나가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논설위원은 "여당이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국회에서 야당과 협상도 못 한다니 개탄스럽다"며 "자기 세력만으로 똘똘 뭉친 권력이 결국 민심을 잃었던 교훈은 되새길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룰 변경은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행 비대위원은 "비공개 회의로 바로 (당원투표 100% 변경 논의를) 시작을 할 것"이라며 "주말에 초재선 의원들 또 다선 의원들의 얘기를 좀 취합해서 그 자리에서 논의를 할 것인데 대체적으로는 100% 당원투표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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