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방이 공개됐지만 문화일보는 대화 당사자를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26일 오후 해당 사진을 속보로 띄웠을 때부터 현재까지 <尹 대통령 추정 인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져”>라는 기사 제목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상에서 대화 상대방이 '대통령 윤석열'로 기재돼 있고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님 뜻을 잘 받들어"라고 화답했다. 또한 권 원내대표가 직접 사과까지 내놓은 상태지만 '대통령 추정 인물'이라는 문화일보 기사 제목은 바뀌지 않고 있다.

26일 오후 국회사진기자단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던 권 원내대표 휴대폰 화면에서 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촬영했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직무가 정지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과일 체리 형상을 한 캐릭터 이모티콘을 보냈고 권 원내대표가 "강기훈과 함께"라고 적는 상황에서 사진이 찍혔다.
'강기훈'이라는 인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SNS 등지에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이 이준석 대표 대신 내세우려는 청년 정치인이 강기훈 씨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강기훈 씨는 1980년 생이다. 이준석 대표는 1985년 생이다.
26일 세계일보, 매일신문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기훈 씨는 '자유의 새벽당' 대표로 추정되고 있다. '자유의 새벽당'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에 자유의 빛을 퍼뜨릴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우파정당"이라고 자당을 소개하고 있지만 콘텐츠를 보면 '극우 정당'에 가깝다. 강기훈 씨는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이며 지난 대선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청년 정책과 관련한 조언을 했다고 한다.
강 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의 제목을 보면 '자유의 새벽당'의 정치적 색채를 파악할 수 있다. ▲4·15 부정선거 ▲탄핵의 배후:중국 공산당 ▲탄핵의 서막:여론조작 ▲사드증강 추가배치 요청 1인시위 ▲공산주의 파괴방법 ▲북한이 원한 국정원장 박지원 ▲우한폐렴 손해배상 소송 ▲문정권의 이익 북한의 이익 ▲친중 정권 심판하려면 무조건 투표해야 ▲이준석 친중 팩트체크 등이다. 현재 해당 영상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된 상태이며 '자유의 새벽당'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목과 썸네일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해당 사진이 공개된 이후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왔다'는 취재진 질문에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그게 뭔 당무 개입이냐. (윤 대통령이)전에 얘기했던 것을 갖다가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부총질 당대표' 등은 과거에도 있었던 표현으로 현재 당무와는 관계 없다는 주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께서 당 소속 의원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이와 함께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 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내부총질 당대표')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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