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 XX"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를 보도한 언론 탓을 시작했다. 국익을 위해 보도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의를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모르쇠'식 답변으로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현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만난 후 자리를 뜨면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 이 XX들'이란 '미국 의회'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60억 달러의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 약속을 미국 의회가 승인하지 않을 경우를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해당 장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22일 오전부터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익을 내세우며 언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YTN '뉴스N이슈'에 출연해 "언론에 대해 말씀드리면, 만약 국내적 상황이라면 보도를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 보도가 되면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우리의 이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저건 방송을 좀 하지 않아야 되지 않았나. 그런 수준 높은 판단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에 함께 출연한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MBC 기자)은 "언론은 잡히면 무조건 (방송)한다. 그리고 쓰는 게 맞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전쟁터에 장수로 출전 중인 대통령에게 힘을 싣지는 못할망정 근거없는 허위사실에 기반하거나 편향된 정치적 입장에서, 국익을 내팽개친 채 조롱과 비난으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민주당의 논평과 일부 언론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썼다. 

이어 김 전 원내대표는 "가치동맹으로 국익을 키워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평가해야 할 우리당 내에서 대통령을 향해 '쪽팔리다'느니 과도한 비난과 폄훼를 쏟아내는 것은 당을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에 맞지 않는다"며 "이런 자극적 표현은 결과적으로 자기 얼굴에 침뱉기다.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응원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정말 쪽팔린 건 국민들이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비판하더라도 넘지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특히 "경악할 일은 MBC가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한 것"이라며 말했다.  

윤 의원은 "MBC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자각했다면 이러한 보도를 특종이나 잡은 듯 앞장서면 안 된다"며 "민주당과 MBC는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또 다시 보여주었다. 한미동맹이라는 대체불가능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당파적 공격에 혈안이 된 MBC의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썼다. 

한편,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 대통령 발언 논란 동영상을 봤냐'는 질문에 "일정이 너무 많아 (영상을)정확히 보지는 못 했다"며 "어떤 상황에서 (대통령이)저런 말씀을 하셨는지 명확하게 여기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보고가 없었냐'는 질문에 한 총리는 "보고는 있었지만 저 문제에 대해 그런 주장과 얘기가 있다는 것이지 명확하게 어떤 내용을 들은 사람은 좀 드문 것 같다"고 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 행사장에서 미국 의회는 이 XX으로, 미국 대통령은 쪽팔려 한방으로 보내버렸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저런 말씀을 하셨냐. 그 얘기가 명확하게 들렸고 통역도 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한 발언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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