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욕설 논란 보도에 대해 국익을 내세우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도 이전에 미국 정가에 관련 소식이 파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현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만난 후 자리를 뜨면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관련 국내 보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며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김 홍보수석은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 한 동맹국가를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면서 "순방 외교는 국익을 위해서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그러나 한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다. (사진=MBC 보도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다. (사진=MBC 보도 캡처)

김 수석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해당 발언이 우리 국회를 향해 했다는 뜻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앞부분 XX들은 맞고, 뒤에 '바이든'은 아니다"라는 추가 질문에 김 수석은 "그렇다"고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익을 내세우며 언론 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정미경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윤 대통령의 욕설 보도들이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욕설’ 보도 이전에 이미 미 정가는 관련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순 KBS 워싱턴 특파원은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미 정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특파원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해 미 정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라는 질문에 “미국 정가도 우리나라만큼 말의 전달 속도가 빠르다”며 “미국 의회관계자, 특히 보좌관들에 관련 내용을 물어봤는데 다 알고 있었다. 특히 한국인이 많은 지역구에서는 사안을 굉장히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23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23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김 특파원은 다른 나라 정상의 말을 비판하는 것이 결례가 될 수 있다며 익명을 요청한 한 미 의회 보좌관의 발언을 전했다. 해당 보좌관은 “한국 의회든 미국 의회든 간에 의회를 대통령 눈 아래로 본다는 시선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을 윤 대통령이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라며 “너무 어이 없는 실수여서 기본부터 배우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윤 대통령 비판 기사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해당 보좌관은 이어 “미국은 정치와 국정을 의회가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은 삼권분립 기반의 민주주의 제도를 만든 국가이고, 삼권분립 제도는 미국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 다른 보좌관은 “한국이 한 달가량 인플레이션 감축법 개정을 두고 공을 굉장히 많이 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법을 개정하는 곳이 의회라는 것을 알고 있지?”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김 특파원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어를 이해할 수 있는 한국계 미국인 보좌관에 물었다"면서 "이분들은 '의회가 어디를 가리키는지 모르겠지만 귀로 들리는 워딩은 바이든이다. 이게 '날리면'으로 들릴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도 윤 대통령의 욕설 관련 소식을 속속히 전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프랑스 AFP 통신·미국 워싱턴포스트·FOX뉴스 등은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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