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방문이 MBC 구성원에게 가로막혀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29일 MBC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11시 17분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박성중 의원,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위원장 박대출 의원, 윤두현, 김영식, 홍석준, 서일준, 이종성, 김미애 의원 등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 도착했다.
이들은 직접 박성제 사장에게 항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 무산되자 MBC 사옥 앞에서 ‘자막조작 사과하라’는 피켓을 들고 “박성제 사장이 떳떳하다면, 이 자리로 나와 해명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MBC의 민영화를 주장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 중에 MBC를 공영방송이라고 인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이제 MBC 민영화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MBC가 조작을 하면 민주당은 선동했다”며 “광우병사태와 똑같은 방식이다. 단순한 해프닝을 외교참사로 규정해 정권을 흔들어 보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MBC 사옥을 방문하게 된 것은 MBC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왜곡한 방송으로 인해 이 나라 국익에 큰 해를 끼친 사태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며 “조작 동영상을 만들고 그것을 외부에 유출한 최초 유출자는 누구인지 알고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MBC의 이러한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MBC는 이번 실상에 대해 ‘누가 자막을 작성했는지’, ‘누가 자막을 넣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박성제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두현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미디어국에서 MBC를 상대로 한 고발장을 쓰고 있다”며 “이르면 내일(29일) 고발장을 마무리를 짓고, 제출까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이 끝나자 발걸음을 돌렸다.

같은 시간 전국언론노동조합 집행부와 MBC본부 조합원들은 국민의힘 항의 방문에 맞춰 MBC 사옥 안에서 출입 저지 집회를 진행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 정형택 SBS본부장, 신호 YTN지부장 등이 연대의 뜻으로 함께 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어처구니없는 대결은 대통령의 참을 수 없는 가벼운 말에서 시작됐다”며 “오늘 잠시 협박하고 물러났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2008년 이들이 권력을 잡고 공영방송을 흔들었던 과거를 잊지 말자”며 “저들은 더 집요하게 치고 들어오고 악랄하게 물어뜯을 것이다. 저들이 공영방송 민영화를 입에 올리며 계속 밀고 간다면 헌법 가치 파괴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누군가 저들이 왜 MBC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물어보면, 항상 2008년의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언론 종사자도 잊어서는 안 될 시기다. 청와대에서 수시로 보도에 개입하는 전화를 걸었고, 사주들이 방송을 사유화하고 언론환경이 황폐화 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그래서 이번 사태는 MBC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언론 종사자의 문제”라며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자회견에 맞서 “언론 비난, 허위매도, 언론인들에게 사과하라”, “온 국민이 지켜본다, 언론통제 중단하라”, “국민세금 낭비 말고 국회 가서 일 좀 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MBC 본사 앞은 MBC를 응원하는 바른언론을위한범국민시민연대 회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에 도착하자 “이XX들이 오고 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각 반대편인 MBC 정문 쪽에서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됐다. 이들은 “언론노조가 MBC를 장악하고 있다”, “MBC의 창문을 뚫고 들어가자”, “MBC의 M은 민주당의 M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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