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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OBS', 새 정부가 해결할 수 있을까13명 직원 해고, 임금 체불·삭감... '1년 조건 재허가' 따라 존폐 위기까지
이준상 기자 | 승인 2017.05.10 12:20

“현업에서 타이틀제작을 해야 할 시간에 이제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여름이 오기 전 벌써 얼굴은 구리 빛이 됐다. 작년 11월부터 벌써 6개월째. 해고로 직장은 잃었지만 이제 (해고자) 12명 모두 내게 소중한 사람이 됐다. 힘든 날도 있겠지만 방송이 정상화되고 모두 복직이 돼 활짝 웃으며 지낼 날이 빨리 오리라 생각한다”

[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지난달 14일 지역 민방 OBS에서 해고된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지부장 유진영) 김범석 조합원이 노보에 쓴 칼럼 중 일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실시한 19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며 ‘언론자유’라는 측면에서는 청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경선·본선 기간 동안 언론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해직자 복직’, ‘공영방송 정상화’ 등을 약속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지역 민방 OBS에는 13명의 해고자가 발생했다. 사측은 경영상의 악화를 정리해고의 근거로 내세웠지만 언론노조 OBS지부는 사측이 경영예측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밖에도 OBS는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에 1년 조건부 방송 재허가를 받은 상황이어서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새 정부가 위기에 처한 지역방송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피케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지부장 유진영) 조합원들. (사진= 언론노조 OBS지부 제공)

OBS가 지난 4일 노조에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OBS는 올 4월까지 광고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8억2700만원이 증가했고, 사업매출은 1100만원 증가해 총 8억4000만 원 가량의 매출이 예상을 넘어섰다. OBS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5월과 6월 급여를 25% 삭감하고 지급일도 25일에서 말일로 변경 지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측은 지난 3월과 4월 직원들의 임금을 10%씩 체불했고 5월과 6월도 25%씩 체불을 공언했다.

OBS지부는 “직원들의 임금 10%는 7000만원에 불과하다”며 “4월까지 광고매출이 예상 대비 8억원 이상 증가한 현실을 감한하면 사측의 임금체불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진영 지부장은 “엉터리 경영예측으로 13명이나 해고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이로써 정리해고의 부당성은 더욱 커졌고 임금체불의 정당성도 상실했다. 사측이 목적은 오로지 임금삭감과 노조파괴”라고 비판했다.

OBS가 노사 분쟁으로 인해 19대 대선 기간 동안 지역 민방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OBS가 언론사인지 창조컨설팅인지 모르겠다. 대선 동안 아무런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했고, 지역 의제를 공약화하고 지역민의 요구를 보도하는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지역 유권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OBS가 그 역할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3년마다 방송사 재허가 심사를 해온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말까지 OBS에 30억 자본금의 증자를 조건으로 ‘1년 시한부 재허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은 증자 의지가 없다는 것이 언론시민단체들의 판단이다. 방통위는 증자 의지가 없는 OBS 대주주를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하고 나섰지만 그 피해는 13명의 직원들이 고스란히 받게 됐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지난달 <미디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금은 한 방송사의 효율적인 구조조정이나 자본금 증자 방안만을 고민할 때가 아니다”라며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 방송 시장에서 ‘지역방송은 왜 필요한가?’라는 물음으로, 그리고 다시 ‘지역정치는 가능한가’에서 ‘지역성은 무엇인가’라는 이 시대의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새 정부를 향해 “새로운 지역방송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OBS의 위기는 결코 OBS만의 위기가 아니다. 9개 지역방송사과 16개 지역MBC, 나아가 한국 정치가 위기에 처했음을 지역방송 한 곳에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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