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3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디오피니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같은 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우위는 여전했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제각각으로 나오고 있어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이날 디오피니언이 실시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등을 전제로 한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내일신문 의뢰로 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유선전화면접조사 39.7%, 모바일 활용 웹 방식 인터넷 조사 60.3%, 응답률 13.5%,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안 전 대표가 43.6%의 지지를 얻어 36.4%를 얻은 문 전 대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촉발된 이후 처음이다. 안 전 대표는 보수층(68.6%), 중도층(45%), 50대(57.7%), 60대 이상(64.1%)에서 문 전 대표를 앞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완주를 전제로 한 3자대결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약진은 확인됐다. 안 전 대표는 32.7%의 지지율로 36.6%의 문재인 전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홍 후보의 지지율은 10.7%였다. 5자대결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는 27.3%의 지지를 얻어 33.7%의 문재인 전 대표의 뒤를 이었다. 홍준표 후보는 8.3%,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3.2%,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유권자 2550명 대상, 무선전화면접,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방식, 응답률 9.9%,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1.9%p)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구도를 압도하는 판세가 확인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4.9%로 2위 안철수 전 대표(18.7%)를 16.2%p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5자 가상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는 43%의 지지로 22.7%의 안 전 대표를 20.3%p 앞섰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여론조사의 결과가 크게 다른 것은 조사 방식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안철수 전 대표가 문·안 양자대결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된 디오피니언 여론조사의 60.3%는 모바일웹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조사로 이뤄졌으며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면접·유무선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이뤄졌다. 인터넷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이메일로 설문지를 발송한 후 문자로 알리고, 이를 응답자가 작성해 여론조사기관에 다시 보내는 조사방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27일 민주당 호남 순회경선에 앞서 이뤄진 경선후보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리서치뷰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지난달 19일 호남지역 유권자 1076명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조사, 응답률 24.8%,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0%p)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54.6%의 지지로 21.4%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14.4%의 이재명 성남시장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피니언이 실시한 여론조사(내일신문 의뢰로 지난달 19일 호남지역 유권자 1000명 대상으로 RDD방식 유선전화 면접조사, 인터넷조사 병행, 응답률 13.5%,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문 전 대표는 47.2%의 지지로 21.1%의 안 지사와 13.3%의 이 시장을 앞섰다.

반면 모바일 전문 리서치회사 KTMM이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1094명 대상으로 지난달 15~16일 스마트폰앱 조사, 응답률 2.90%,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이 33% 대 32.1%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리서치뷰는 휴대전화 가입자 1076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으며, KTMM은 스마트폰앱 조사 100%를 반영했다. 디오피니언은 이번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약 60%를 인터넷 조사로 충당했다. 민주당 호남 순회경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가 60.2%를 득표해 20%의 안희정 지사, 19.4%의 이재명 시장을 따돌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인터넷 조사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론조사에 응하는 기능이 있고, 전화면접이나 ARS는 정치·사회 분위기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기능이 있다"고 여론조사 방식의 특징을 설명했다. 여론조사 방식 마다 장단점이 있고 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엄 대표는 "이번 조기대선은 문재인 대세론과 비토론으로 치러지고 있다. 문재인의 대항마로 반기문, 이재명, 안희정으로 향했던 민심이 돌고 돌아 안철수로 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20~40대를 잘 살펴보면 아직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높지만 50대부터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높다. 중도·보수 쪽에 확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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