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자신에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상식적이지 않은 여론조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위 후보답지 않게 일희일비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문 후보 측의 강한 반발에 여론조사를 의뢰, 진행한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반박 보도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은 내일신문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여론조사(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유선전화면접조사 39.7%, 모바일 활용 웹 방식 인터넷 조사 60.3%, 응답률 13.5%,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 문재인-안철수 가상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는 36.4%의 지지로 43.6%의 지지를 얻은 안철수 후보에게 뒤처지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더문캠(문재인 후보 측 캠프)은 디오피니언 여론조사에 반발하고 나섰다. 박광온 더문캠 수석대변인은 "조사 방식과 결과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중앙선관위에 조사의뢰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박 대변인은 "조사가 이뤄진 2일은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경기지역 경선에서 압승해 언론노출이 극대화 된 날"이라고 여론조사 시기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지지율이 45%에서 54%인데 이 조사에서 인용된 당 지지율은 그 수치와 15%p에서 20%p 차이가 난다"면서 "질문에나 표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송영길 더문캠 총괄본부장은 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유선전화 40%, 인터넷조사 60%로 조사하고 무선전화로는 하나도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흠집을 내려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 측의 반발이 일어나자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 측은 반박 보도를 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 측은 "더문캠 주장은 여론조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억지"라고 문재인 후보 측의 반발을 일축했다.

내일신문은 "1996년 이후 21년째 매달 정례여론조사를 해오고 있다"면서 "1996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길리서치와 2011년 이후에는 디오피니언에 의뢰, 조사를 실시했으며 매월 초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문캠이 문제 삼은 이번 조사도 특정시점과 주제를 염두에 둔 특별조사가 아니라, 매달 초 진행한 정례조사"라고 강조했다.

내일신문은 더문캠이 시기를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원래 내일신문은 매월 1일 보도를 원칙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2011년 이후 변치 않는 원칙"이라면서 "다만 4월 1일은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주말이었기 때문에 월요일인 3일로 보도를 준비했고, 조사는 당연히 보도 전날인 2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내일신문은 "더문캠이 이번 조사의 신뢰도를 폄하한 핵심근거는 정당 지지율"이라면서 "이 주장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데 따른 오해로 보인다. 디오피니언은 정당 지지율을 조사하면서 지지정당이 있는지를 한 차례만 질문한다"고 강조했다. 내일신문은 "선관위는 응답자에게 답을 강요하는 질문 형식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다른 여론조사기관들은 지지정당 응답률이 너무 낮은 것을 우려해 두세 차례 반복질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내일신문은 "이에 다라 디오피니언 정당 지지율 조사는 다른 기관조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정당지지율은 낮고 무응답 또는 지지정당 없음은 높게 나온다"면서 "더문캠이 언론에 배포한 자료만 봐도 디오피니언 정당 지지율 조사는 다른 기관 조사에 비해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 지지율 모두가 낮다"고 밝혔다.

내일신문은 송영길 본부장이 주장한 무선전화 조사 부분에 대해서는 이윤우 디오피니언 부소장의 말을 빌어 "여론조사방식에는 유선전화, 무선전화, 설문, 직접면접, 패널조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면서 "이중 어느 방식이 가장 객관적이고 나은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전문가나 선관위도 정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소장은 '무선전화가 여론조사의 기본'이라는 주장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일신문은 더문캠이 제기한 '단 하루만' 여론조사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는 며칠에 나눠 하면 조사기간 중에 예상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객관성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기간에 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이윤우 부소장의 반박을 게재했다.

내일신문은 "더문캠은 이번 조사를 비난하면서 '특정후보를 띄우기 위한 이런 식의 여론조사'라고 표현했다"면서 "내일신문이 지난해 11월 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도가 한 자릿수(9.2%)로 추락했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하자, 당시 민주당 등 야권은 이 조사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공세를 퍼부었다"고 말했다. 내일신문은 "'박근혜 9.2%' 보도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던 더문캠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조사의 공정성을 깎아내리는 것은 앞뒤가 맞기 않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4일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로 1~3일까지 성인남녀 1031명 대상으로 유선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 응답률 4.9%,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안철수 후보는가 48.1%의 지지를 얻어 43.7%의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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