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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녀 사냥 어이없고 소송도 안 된다[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문화평론가 | 승인 2009.11.13 10:09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여성의 ‘키 작은 남자는 루저’ 발언에 인터넷 민란이 일어났다. 마침내 12일에 그 여성이 학교 게시판에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자신이 이기적이고 신중치 못했으며, 대학생답지 않았고,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은 홍익대 학우들에게 사죄한다는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일반인이 자신의 편견을 드러낸 일로 사죄해야 한다면 이 세상은 사죄할 사람 천지일 것이다.

일단, 그녀가 홍익대인들에게 사죄해야 하는 상황부터가 기막힌다. 그녀를 그렇게 몰아붙인 건 바로 우리 사회의 편견과 폭력이었다. <미녀들의 수다>가 방영된 후 인터넷엔 홍익대를 비난하거나 능멸하는 댓글이 넘쳐났다.

   
  ▲ '미녀들의 수다' 캡처ⓒKBS2  
 

그녀는 다 큰 성인으로 그녀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그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지, 홍익대생들이 연대책임을 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 다른 학생들이 그녀를 선출해 대표로 내보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홍익대 전체를 싸잡아 욕했다. 그래서 홍익대인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네티즌은 홍익대에 직접적인 공격까지 가했다. 해당학과, 교수, 학교직원 등에 무차별적으로 항의했다고 한다. 한 개인으로 집단 전체를 낙인찍는 편견에 직접적인 공격이라는 폭력성까지 더해진 것이다. 그 결과 그 여성은 학우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사실은 그 여성의 일로 학교를 싸잡아 멸시하고, 더 나아가 학교를 공격한 네티즌이 홍익대 측에 사과해야 할 일이다. 학교에 사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네티즌은 그 여성에게도 사과해야 한다.

이 사태가 터지고 나서 1차적으로 황당했던 것은 당연히 키와 관련된 편견이지만, 2차적으로 그보다 더욱 황당했던 것, 황당을 넘어 공포를 느끼게 했던 것은 그녀에 대한 마녀사냥이었다.

대중은 그녀의 사생활을 마음껏 까발렸다. 학교성적이나 이력 등은 물론 지극히 은밀한 글들까지 샅샅이 찾아내 공개한 것이다. 사적인 정보들이 너무나 자세히 공개돼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권력이 개인의 사생활을 사찰하는 것을 우리는 경계한다. 그런 것을 가리켜 파시즘이라고 하며, 공포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인식한다. 권력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도 같은 사태다. 그런데 제도화된 폭력인 국가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일반 대중도 얼마든지 개인에 대해 파쇼적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경우가 그렇다. 그 여성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녀가 말한 내용에 어처구니없는 편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내용이 잘못됐다는 반대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그런데 한국의 네티즌들은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를 매달고 탈탈 털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가 수치심을 느낄 법한 사생활 정보들을 마구 캐내 인터넷 광장에 게시했다. 난 그 정보들을 보며 숨이 막혀왔다. 마치 내 사생활이 까발려지는 느낌이었다.

또 그녀의 사적인 공간인 학교에 그녀를 처벌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어떤 사람이 잘못된 의견을 개진했다는 이유로 대중이 사생활 사찰과 물리적 폭력을 감행한 것이다.

말로만 듣던 ‘인민재판’이었다. 무섭지 않을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시민이라면 누구도 당해선 안 될 일을 그 여성은 당했다. 시민으로서의 인권을 유린당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사과해야 할 것은 네티즌이다. 이번에 나타난 대중적 처벌은 그 수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누구도 시민이 사생활을 누릴 권리를 짓밟을 수 없다. 그것이 권력이든, 대중이든.

그 여성은 지금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을 걸로 짐작된다. 요즘 사냥당하는 장나라 집안과 그 여성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한국사회가 너무 살벌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추가하자면, <미녀들의 수다>에 손해배상이 청구됐다고 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풀 문제를 소송이나 손해배상 요구로 풀게 되면, 한국은 소송공화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표현의 자유가 극단적으로 억압된다. 그런 분위기에선 모든 종류의 시사비판 프로그램이 힘 있는 단체나 기업의 소송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러면 우리 사회는 암울해진다.

하재근/문화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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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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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 2015-12-03 22:28:37

    하여간 문화평론가라는 것들은 나 잘났네 하고 거들먹거리며 떠들어대서 문제야. 대체 저딴 직업이 왜있는지를 모르겠다ㅋ 자신의 편견을 드러낸 걸 가지고 비판을 받으면 안된다니ㅋㅋㅋ 그럼 인종차별주의자가 흑인은 백인보다 열등하다는 편견을 공식 석상에서 드러내도 비판을 받으면 안되는 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논리 오지네?ㅋㅋㅋㅋㅋ   삭제

    • 밑에 여시년아 2015-12-03 22:27:45

      인터넷에서 그렇게 말하는 거랑 저런 방송에서 떠들어대는 거랑은 다르지. 뭐 그럼 여자들은 그런말 안해? 나는 인터넷에서 여자들이 "남자는 최소1년에 1억은 벌어야 남자다" 라느니 "170도 안되는 남자가 있어? 그거 남자 맞아??" 라는 글들 많이 봐왔는데.그럼 아마 너같은 골빈 년들을 이렇게 말하겠지. 모든 여자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남자도 그렇거든.모든 남자가 그렇게 말하진 않아.남성혐오여시년아.   삭제

      • 글쎄... 2015-11-13 11:19:10

        .. 이도경이 ㅄ인거랑 별개로.. 인터넷서 이중잣대가 너무 심한거때문에 루저들 편들어주고 싶진 않다. 맨날 인터넷서 여자들 외모가지고 비웃고, 여자들 비하하면서.. 자기들이 유쾌한 유머를 즐기고 있다고 믿는 애들이 여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저런소리하면 급정색하면서 원통하다는듯이 징징대는데.. 솔까말 조낸 역겨움..   삭제

        • 글쎄... 2015-11-13 11:19:02

          .. 이도경이 ㅄ인거랑 별개로.. 인터넷서 이중잣대가 너무 심한거때문에 루저들 편들어주고 싶진 않다. 맨날 인터넷서 여자들 외모가지고 비웃고, 여자들 비하하면서.. 자기들이 유쾌한 유머를 즐기고 있다고 믿는 애들이 여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저런소리하면 급정색하면서 원통하다는듯이 징징대는데.. 솔까말 조낸 역겨움..   삭제

          • 웰치스메기 2015-04-09 20:25:13

            이사람은 평론가 대접을 받을가치가 없구만 알고나 떠들어야지 이걸 글이라고
            욕한것을 따지는것도 죄냐 사회에 필요없는 사람이네   삭제

            • asdasda 2014-09-25 18:03:07

              아니에요. 진짜 제대로 된 행동을 해야 그렇게 되는거지. 이런 양반이 문화 '평론'가라니 진짜 한심하네요. 아, 그리고 마녀사냥은 죄가 없는 사람을 단죄하는 행위니 이번 일과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인민재판이라고 한다면 억지로나마 말은 된다고 할수도 있겠지만은.   삭제

              • asdasda 2014-09-25 18:01:19

                일반 흑인들에게 '어휴 흑인들은 냄새도 나고 수박만 좋아하는 멍청이들임ㅋ' 따위의 말을 해도 사과 안 해도 되나요? 편견을 가지는 거야 개인의 자유라고 억지로라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 편견을 드러내는 것(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은 분명히 사과해야만 하는 잘못된 행동이 맞는데요? 글을 쓰기전에 제발 생각이라는 걸 좀 합시다. 지금 당신처럼 대다수의 여론에 그저 무작정 반대를 한다고 잘난것도 똑똑한 것도 뭣도   삭제

                • asdasda 2014-09-25 17:57:25

                  한마디로 그냥 헛소리네요. 일반인이 자신의 편견을 드러낸 일로 사죄해야 한다면 이 세상은 사죄할 사람 천지일 것이다? 당연히 편견을 드러냈다면(그것도 공개적인 자리에서)사과를 해야죠? 제가 문화 평론가라는 사람들은 다들 그럴듯한 소리나 주워 섬기며 똑똑한 척만 하는 멍청이들이라는 편견을 이 덧글란에 쓴다고 해서 사과하지 않아도 되나요?   삭제

                  • 녹두전 2014-07-25 05:20:09

                    원래 좌빨은 절대 여자 남자 얽힌 사건에선 절대로 여자는 피의자 가해자 남자는 피해자 로 보지 않음. 네버.. 여자가 아무리 무개념 미친짓해도 무조건 쉴드 치는게 좌빨리즘임.. 참고.. 걍 진보라는 탈을 쓴 정신병자들..   삭제

                    • 최영수 2014-06-26 03:21:19

                      마녀사냥? 본인의 다양한 무개념적 요소(각본을 그대로 필터링 없이, 읽음등)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서 이런 상황이 터진 이상, 자업자득, 인과응보가 어울리는 상황이지 마녀사냥같은 무고한 이를 싸잡아 불태운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저 학생이 한 잘못이 얼핏 보면 일순간의 잘못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 발언은 그 후에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겠지요. 그로인해 불이익을 볼 사람들은 생각도 안합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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