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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5회- 공유가 본 김고은의 10년 후에 모든 답이 담겨 있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6.12.17 11:24

천 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도깨비는 경험하게 된다. 19살 어린 소녀가 도깨비의 가슴에 깊숙하게 들어서고 말았다. 시의 한 구절처럼 자신에게 무겁게 내려앉기 시작한 그 첫사랑이라는 감정이 도깨비는 무서울 정도로 아프게 다가왔다. 

은탁의 10년 후;
써니에게만 보이는 저승사자, 은탁의 미래를 본 도깨비, 서글픈 사랑의 시작

심장이 쿵 하고 내려오는 감정을 느꼈다.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도깨비는 천 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은탁이라는 소녀가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그 순수함은 사랑이 되어 도깨비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깨비 신부와의 사랑은 서글프게 시작되었다.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두려워 은탁에게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던 도깨비. 집으로 돌아와 이 지독한 운명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이 곧 죽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운명 앞에 도깨비는 처음으로 안타까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900년이 넘는 시간을 살면서 도깨비는 빨리 도깨비 신부를 만나 검을 뽑고 영면에 들고 싶었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신이 말한 저주가 한때는 좋았던 적도 있었다. 죽을 수 없는 운명이 때로는 축복처럼 생각되던 그런 시절 말이다. 하지만 영원히 죽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그대로 지켜봐야 하는 운명이 행복할 수는 없다. 영원한 생명을 얻은 직후 복수를 했던 도깨비의 삶은 그렇게 고달플 수밖에 없었다.

도깨비가 사랑에 힘겨워하듯 동거인인 저승사자 역시 동일한 운명 공동체가 되었다. 운명처럼 자신에게 다가온 한 여자. 그 여자가 남긴 전화번호를 보며 어쩔 줄 몰라하는 저승사자에게도 이런 사랑은 처음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그는 힘겹다. 

운명처럼 만났던 육교에서 서로를 기다리던 그들은 다시 운명과 같이 그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언제나 적극적이었던 써니는 그날도 먼저 저승사자에게 다가갔다. 연애무식자 저승사자의 순수함이 때로는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답답하기만 한 써니는 커피만 한 시간 째 마시고 있는 저승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다. 

지독한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 도깨비는 결심한다. 검을 뽑은 후 남겨질 도깨비 신부 은탁에 대한 고민 말이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라 거리를 두던 도깨비는 은탁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그렇게 도깨비와 저승사자, 도깨비 신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순수해서 엉뚱한 이 기묘한 이들의 동거는 행복 속에 담겨 있는 불안과 공존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한 소녀. 하지만 그 사랑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도깨비. 현실 속 소녀를 소환해야만 하는 저승사자의 심정 역시 복잡할 수밖에 없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도깨비 신부인 소녀는 도깨비의 가슴에 꽂혀 있는 검을 뽑으면 도깨비가 "예뻐진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검을 뽑아주면 그만큼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만 알고 있다. 그 검을 뽑으면 도깨비는 죽을 수밖에 없음을 도깨비 신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그 서글픈 사랑은 그렇게 아픔을 깊숙하게 묻어두고 있다. 

자신에게 불쑥 나타나지 말고 전화를 먼저 하라는 은탁의 발언에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평생 처음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었다. 사용법도 모르는 그들의 순박함 뒤에 저승사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써니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저승사자는 은탁에게 이름 후보군을 듣기는 했지만 선택장애가 그를 괴롭힌다. 

고3 수험생인 은탁과 검을 뽑고 싶은 도깨비. 그렇게 한 집에 살며 티격태격하던 둘은 다투다 "남친" 발언을 한 후 서로 어쩔 줄 몰라한다. 은탁의 소원 중 하나인 "남자친구가 생기게 해주세요"는 왜 안 들어주냐고 하자 그게 자신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한 도깨비. 서로 알면서도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진실은 그들을 서먹한 상황으로 만들고 말았다. 

어설픈 사랑을 시작한 둘 사이는 그렇게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큰 고비 중 하나였던 감정을 드러내며 이들의 사랑은 한 단계 상승하게 되었다. 그렇게 가까워지고 있음은 도깨비의 죽음 역시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어색함을 털어내기 위해 외식을 하기로 결정한 그들은 다시 캐나다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이미 한 차례 왔었던 그곳에서 도깨비는 갑작스럽게 은탁의 10년 후를 보게 된다. 그동안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은탁의 미래가 그 장소에서 도깨비에게 다가왔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10년 후에도 여전히 밝은 은탁은 누군가와 행복했다.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그 누군가. 그리고 써니와 통화를 하면서 행복해 하는 은탁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도깨비는 이런 은탁을 보면서 자신의 운명을 더욱 아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떠난 후에도 은탁은 변하지 않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써니는 과연 살아있는 인물일까? 손님이 전혀 없는 가게 사장님인 써니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저승사자와 썸을 타기 시작했다. 삼신 할매로 인해 사랑하는 존재가 된 둘은 기묘하다. 현생에서 죽은 이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저승사자가 살아있는 이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써니는 정말 살아있는 것일까? 왜 그곳에는 손님이 전혀 오지 않는 것일까? 덕화가 봤던 그 가게에 적힌 'Closed'는 그저 단순히 잠깐 가게를 비운 것인지 아니면 죽음으로 인해 문이 닫힌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은탁이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물론 은탁의 이모가 써니를 찾기는 했지만 기억을 잃은 그녀의 경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가 가능해진다.

육교에서 저승사자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써니는 보이지만 화면 속에서 한순간 저승사자가 사라진 모습이 등장한다. 아주 잠깐의 기교와 같은 장면이지만 써니의 눈에만 보이는 저승사자를 의미한다는 점에서도 '죽음'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검을 뽑으면 무로 돌아가 편안하리라"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신이 김신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면서 했던 말이다. 검을 뽑으면 무로 돌아가 편안할 수 있다는 말은 곧 영원한 삶이 끝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이 지점이 미묘하게 다가온다. 검을 뽑는 순간 과거 그 상태에서 곧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검을 뽑은 그 시점부터 유한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인가?

도깨비는 검을 뽑는 순간 죽는 것이라 믿고 있다. 이미 자신이 검에 찔린 후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검을 뽑는 순간 그 죽음 직전으로 돌아가 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도깨비 신부에 의해 검이 뽑힌 도깨비는 그 검이 뽑히는 순간 과거의 김신 장군으로 돌아가 죽는 것이 아니라, 더는 영원한 삶을 살 수 없는 유한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은탁의 10년 후 모습 속에 그 남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남자는 결국 유한한 생명을 찾은 김신이 아닐까? 검을 뽑게 되면 불행하게 영원히 사는 도깨비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10년 후 은탁은 도깨비의 운명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 안에 모든 답은 존재한다. 

그 답을 추론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도깨비>에 사랑은 곧 죽음은 아닐 것이다. 영원한 삶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유한한 삶을 산다는 것이 더 큰 행복이라는 것을 <도깨비>는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은 후 은탁이 행복하기 원하는 도깨비는 저승사자에게 기억을 지워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기억이 지워진 은탁과 김신의 재회를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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