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편입학 관련한 10일 오전까지의 상황은 이렇게 정리된다.
정창영 전 연세대총장의 부인 최윤희씨가 9일 검찰에 출석, 편입학 관련 비리를 사실상 시인했다. 학부모 김모씨(여)로부터 김씨 자녀에 대한 연세대 치의학과 편입학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고, 최씨가 2억원을 빌린 뒤 치과대학장을 찾아가 ‘잘 봐줄 것’을 직접 부탁한 사실 또한 확인됐다.
서울 서부지검은 조만간 정창영 전 총장을 상대로 편입학 관련 비리 공모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전총장을 직접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치의학과 외의 다른 학과의 편입학비리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 사안을 계속해서 단신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의 부인 최윤희씨가 편입학과 관련해 2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29일. 한겨레가 이날 1면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이후 조선일보는 다음날인 30일자 12면 머리기사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그 이후 조선은 이 문제를 '철저히' 단신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오늘자(10일) 보도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던 최윤희씨가 검찰에서 편입학과 관련해 청탁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 그리고 검찰이 정 전총장의 공모 여부와 다른 학과의 편입학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을 내비친 것 모두 '상당한' 뉴스거리가 된다.
다음날인 10월31일자 대다수 신문이 1면에서 정 총장의 ‘낙마’ 사실을 전한 것도 이 같은 심각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의 행방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사안 자체가 대학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우영 조선일보 회장이 재단 이사장이기 때문인가
하지만 이날 조선일보는 10면에서 단신으로 정 총장 사퇴소식을 전했다. 방우영 이사장(조선일보 회장)이 연세대 이사회가 끝난 뒤 “원칙대로 다 잘 해결됐다”는 입장을 내놓은 이후의 일이다. '원칙대로 해결됐다'는 것은 방우영 이사장의 '입장'일 뿐 대다수 언론은 '해결'보다는 편입학 수사 확대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검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선일보는 방우영 이사장의 '판단'은 따랐던 것 같다.
그리고는 오늘자(10일) 역시 조선일보는 1단이다. 그동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는 순간에도 조선일보는 이 사안을 단신으로만 전하고 있다. 대다수 신문이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는 이 와중에 조선일보는 사실상 '침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