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나 키아이(Maina Kiai) 유엔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8일(현지시간) 농민 백남기 씨의 사망에 대해 "유가족과 백 씨의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백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2015년 경찰의 물대포 사용과 관련해 독립적이고 완전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아이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에서 "동영상을 통해 볼 때 물대포 사용이 백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점은 분명하다"며 "가해자는 처벌되어야 하고 백 씨의 가족은 적절한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故)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진상규명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28일 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부검 영장 발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정부는 물대포 사용, 차벽 설치 등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한 전술을 재검토해서 이러한 전술이 무차별적으로 또는 평화로운 집회 참가자들에게 사용되어 긴장을 고조하지 않도록 집회에 대한 권리행사를 촉진하기보다는 가로 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에 내린 권고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 비통한 참사로부터 교훈을 얻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백 씨의 시신을 부검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

69세의 백남기 씨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쏟 물대포에 맞아 땅에 쓰러진 뒤 의식을 잃었고, 지난 25일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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