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농성 참가자들이 가져온 화분들이 가득하다.ⓒ 민중의소리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는 용산 참사. 유족들은 지난 100일을 돌아보며 오열했고 300여명의 시민들은 ‘100일 농성’에 돌입했다.

29일 용산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일당 빌딩 앞은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100일 농성에 참가하기 위해 한손에는 화분을 가슴에는 검정색 리본을 단 이들이 한명 두명 늘어나더니 낮 12시쯤엔 300여명이 넘어섰다.

▲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가 오열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낮 12시를 기해 희생자 5명의 이름을 부르며 참사 100일 추모 행사의 일환인 100일 농성을 시작했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행사를 시작하자 대열의 맨 앞에 자리한 유족들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1분간의 추모묵념 중에도 유족들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용역들에게 당하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올라갔던 우리의 아빠, 남편들이 죽어서 내려왔다”며 “지난 100일동안 힘들고 어려웠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셔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며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농성에 참가한 민주노총 박명자 부위원장은 “‘선머슴이 사람잡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머슴이 주인을 죽였다”며 “이명박 정부는 100일 전 5명의 철거민들을 태워죽이더니 100일이 지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의 가슴도 새까맣게 태웠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 부위원장은 “5월1일 노동절에 사회연대를 통해 모든 진보단체들과 귀머거리 대통령과 정부를 규탄하고 용산 희생자들의 한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100일 농성에 함께한 김근태 전 민주당 국회의원ⓒ 민중의소리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상임공동대표는 “열심히 땀흘려 살고자 했던 분들이 죽어서 내려왔는데 100일이 되도록 전혀 해결된 것이 없고 정부는 오히려 철거민들을 구속하고 유족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유족들이 상복을 벗지 못하는 이유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행사 진행 도중 용산경찰서 수사과장은 경찰 방송차 스피커를 크게 틀고 추모 농성 참가자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 될 수 있다. 마이크 스피커 압수할 수 있다”라고 방송해 농성 참가자들의 빈축을 샀다.

농성에 참가한 이들은 100일을 새로운 투쟁의 기폭제로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며 남일당 빌딩에 마련된 분향소에 참배하고 가져온 화분들로 꽃길을 만들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들은 피켓을 만들고 대형 현수막에 그림을 그리며 오후 7시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4개 종단 주최의 범국민 추모제 참석을 준비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토지공공성네트워크와 민주노동당이 용산참사 100일을 맞아 참사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타운 재개발지역 주민들의 생존, 주거권 보장을 요구했다.

▲ 용산 참사 100일을 맞아 추모를 위해 100일 농성 참가자들이 가져온 꽃 화분으로 길을 만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 29일 용산 참사 100일을 맞아 뉴타운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생존주거권을 보장하라며 토지공공성네트워크와 민주노동당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