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이다. 16세기 프랑스에서 새로 바뀐 역법 탓에 4월1일에서 1월1일로 새해가 바뀐 이후, 4월1일을 새해로 고집하는 사람들을 놀리면서 신년 축하 선물을 보내는 등의 장난들이 만우절의 유래가 됐다는 설이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잇달아 만우절 이벤트를 선사한 가운데, 포털 파란 닷컴은 ‘만우절 특집’ 초기화면을 통해 추억의 파란 색깔 PC통신 화면을 선보였다. ‘[속보] 월드베이스볼 한-일 결승전, 일본 3득점 무효로 밝혀져 1위 한국으로 정정!!’, ‘[정치] 통일부 정무 회의서 “북한과의 조기 통일 일정 차질 없이 순조로워” 근황 보고’ 등의 만우절 특집 뉴스 제목들도 등장했다.

▲ 파란닷컴의 4월1일치 '만우절 특집' 초기화면 캡처
외신들도 예년처럼 기발한 만우절 기사를 선보였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88년 역사의 ‘잉크 시대’를 마감하고 신문 등 모든 인쇄물을 단문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라면서 트위터를 통해 독점적으로 기사를 제공하는 세계 최초 신문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신기원적(epochal)’이라는 언론 전문가들의 평가까지 버젓이 실었다고 한다.

가디언지는 지난해 만우절에도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영부인이 영국의 패션 자문역을 맡게 됐다는 ‘만우절 용 기사’를 내보내 화제가 됐다. 하긴, 당시 국내 언론들은 그 보도를 진짜인 줄 알고 그대로 보도했다가 망신을 사기도 했다. (관련기사 : 국내언론, 만우절 외신보도에 속고도 ‘모르쇠’)

국내 언론 중에서는 주간지 한겨레21이 독보적인 만우절 기획을 내놓았다. 제752호에 ‘만우절 기획’ 페이지를 등장시킨 것. 기사 제목들을 보면 ‘헌재, 전두환 대통령 당선 무효 결정-1997년 전직 대통령 지위 잃은 데 이어 대통령 선출 역사적 의미도 빼앗겨’, ‘또 한 번 승부다!-일본 또는 한국서 WBC 결승전 재경기’, ‘‘꽃남’ 매일 보게 된다-‘시즌2’ 일일드라마로 편성 계획’, ‘대통령은 벨라인?-4월1일 전국 술집에 ‘골든벨’ 울리기로…룸살롱·단란주점은 제외’ 등이다.

▲ 한겨레21 제754호의 만우절 기획 페이지
오늘자 국내 일간지들을 들춰보니 ‘만우절 119장난전화 땐 과태료’, ‘콜센터 직원들, 만우절 싫어’ 는 등의 훈계 혹은 경고성 기사들이 보인다. 자못 엄숙하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은, 진짜 ‘만우절용 거짓 기사’였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일제고사거부’ 다시 충돌]‘불복종 교사’ 출근 막고…학생집 쫓아가 시험 강요’, ‘또 ‘교사 해직’ 칼 휘두르나’(한겨레 4월 1일치 5면 기사), ‘제2롯데월드 신축 확정 논란-정부,불허결정 2년만에 뒤집어…특혜 소지’(경향신문 4월 1일치 1면 기사) ‘장자연 문건 수사 ‘시간끌기’’(서울신문 4월 1일치 6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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