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2일 국내 언론사 다수가 사실로 인용해 보도한 영국 가디언지 기사가 만우절용 거짓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를 사실로 착각 보도한 언론사들은 해명기사도 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기'식으로 보도하여 빈축을 사고 있다.

4월 2일자 중앙일보 종이신문의 국제면 부탑 뉴스는 <“브루니, 영국인 좀 세련되게 해주세요”> . 이 기사는 “고든 브라운 총리가 패션모델 출신의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를 영국인의 삶에 멋과 매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 주도 운동의 리더로 임명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지 인터넷판의 4월 1일자 보도를 인용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 내용을 브루니의 구두와 가방 사진을 함께 실으면서 '강조'하기까지 했다.

▲ 중앙일보 4월2일자 17면.

애초 기사의 시초는 연합뉴스의 4월 1일자 오전 기사 <브루니에 감명받은 英총리 "우리도 스타일 바꿔">이다. 이날 연합뉴스의 보도를 시작으로 4월 1일 오후와 4월 2일 오전을 거쳐 여러 국내 언론사들은 온라인 국제 섹션에 이 내용을 인용하여 전했다.

조선일보 4월 1일 (화) 오전 6:21 <브루니에 감명받은 영국 총리 "우리도 스타일 바꿔">
아시아경제 4월 1일 (화) 오후 2:47 <佛 브루니, 英에 패션 스타일 전수한다>
서울경제 4월 1일 (화) 오후 6:21 <브루니, 英에도 패션 전수>
중앙일보 4월 2일 (수) 오전 1:59 <“브루니, 영국인 좀 세련되게 해주세요” >

그런데 이 기사는 '만우절용 오보'였다. 영국 가디언지를 비롯하여 BBC 방송, 프랑스 일간지들과 호주의 라디오방송사 2UE 등 세계언론사들이 만우절을 맞이하여 내놓은 황당뉴스들 중 하나였던 것.

뒤늦게 이날 오보가 알려져 오늘(2일) 오전 3시경 조선일보 인터넷판(조선닷컴)이 <알고보니 '만우절 황당 기사'>를, 연합뉴스가 이날 오전 9시경 <失笑 자아낸 세계 언론의 기상천외한 만우절 `거짓 기사`>를 내보냈다.

연합뉴스는 “올해 만우절 거짓 기사의 압권은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영부인의 영국 패션 자문역 '등용' 기사”라면서 “깜빡 속아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이 기사가 만우절 거짓 기사임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작성 기자의 이름이 프랑스어로 `만우절 장난, 만우절 바보(Poisson d'avril)'라는 뜻의 단어 순서를 바꾸어 놓은,`Avril de Poisson'으로 표기됐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오늘(2일) 오전 11시경까지도 인터넷판 국제면 탑뉴스로 <“브루니, 영국인 좀 세련되게 해주세요” >를 계속 올려놓았고 이 기사에 네티즌frisbee은 '가디언지에서 만우절이라고 올린 기사'라고 제보성 덧글을 달았다. 중앙일보는 정오가 다되어 '브루니' 기사를 내리고 <힐러리의 만우절 농담 `볼링으로 후보 정하자`>는 연합뉴스의 기사로 교체했다.

▲ 조인스닷컴 4월2일 오전 11시경 캡쳐화면

현재까지는 중앙일보 등 '만우절 기사'를 받아쓴 국내 언론사들은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이 내일(3일)자 지면에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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