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웹툰의 세계가 공존하며 서로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더블유>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종석과 한효주를 내세우며 큰 화제가 된 이 드라마의 성공 요소는 두 배우가 아니라 송재정 작가의 몫이다. 타임슬립 드라마로 존재감을 명확하게 했던 송재정 작가의 색다른 세계관은 승패를 가늠할 핵심요소이다.

현실과 웹툰을 오가는 세계관;
송재정 작가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세계관이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이종석과 한효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수목 드라마 <더블유>는 분명 흥미롭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보면 둘의 조합이 옳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둘 모두 시청자들의 반발을 받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다가온다. 드라마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주인공들에 대한 시각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더블유>는 이들이 중요한 역할이지만 불안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블유>의 핵심은 결국 송재정 작가다. 이 드라마는 현실 속 여주인공과 웹툰 속 남주인공의 사랑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관계에서 이들이 과연 진짜 사랑할 수 있을지 모호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두 개의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남녀의 사랑은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송재정 작가는 시트콤 작가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송 작가를 최고로 만든 것은 타임슬립 작품들이었다.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으로 이어진 송 작가의 작품은 말 그대로 신선한 도전이었다. 왜곡되고 뒤틀린 시간을 통해 사랑이라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그 과정은 최고였기 때문이다.

복잡하면서도 정교했던 <나인>은 송재정 작가 작품의 정점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물론 이 작품과 관련해서는 표절 논란이 있었다. 그 표절과 관련해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송 작가에 대한 의문도 그렇게 남겨질 수밖에는 없다. 완벽에 가까운 매력적인 드라마였지만 표절 논란이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삼총사>는 성공하지 못했다. 정용화, 이진욱, 양동근, 서현진, 유인영 등이 출연했던 이 드라마는 3부작으로 준비되었던 작품이지만 첫 시즌이 몰락하며 이후 작품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표절 논란이 나온 후 새롭게 접근한 작품이었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전작과는 달리 아쉬움만 남겼다.

출연배우들과 작가 모두 최고의 존재감으로 다가왔지만 실패했다. 결국 송 작가가 구축한 세계관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더블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절치부심하며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들인 이 작품이 성공하면 송 작가 특유의 작품은 다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마저 실패한다면 송 작가 특유의 세계관을 담은 작품을 더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강철과 오연주로 나뉘는 <더블유>는 웹툰과 현실의 세계관이 동시에 진행된다. 전혀 다른 이 세계관은 연주가 웹툰 속으로 들어서며 하나가 된다. 그 과정을 얼마나 합리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나올 수 없는 이 판타지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쉽게 빠져들어 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오연주가 웹툰에 들어가 주인공인 강철과 만나며 웹툰 작가의 영향력을 벗어나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강력해진다. 이 판타지한 세계관이 현실적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더블유>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르웨이 그룹인 아하는 1985년 '테이크 온 미'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이 노래가 더욱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뮤직비디오 때문이었다. 그 내용은 지금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를 보던 여주인공이 만화 속 남자에게 반한다. 만화 속 남자는 그녀에게 윙크를 보내고 손을 내밀어 자신의 세계에 초대한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W〉

만화 속으로 들어선 여주인공은 멋진 남자와 최고의 시간을 보내지만, 식당에서 갑자기 만화책만 남기고 사라진 상황에 분노한 주인은 만화를 구겨 쓰레기통에 내던진다. 현실 속 상황은 만화 속에서 위기를 초래하고 남자는 여자를 살리기 위해 현실로 내보내고 홀로 적을 맞이한다.

위기에서 벗어난 여자는 만화책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고 남자는 그 만화에서 나오려 노력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만화와 현실이라는 경계를 교묘하게 오가며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한 '테이크 온 미'의 뮤직비디오는 <더블유>와 무척이나 닮아있다. 송재정 작가가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그 세계관이 과연 어떤 변별력으로 다가올지도 궁금해진다.

이종석과 한효주라는 인물은 분명 매력적이다. 송재정 작가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도 반갑다. 하지만 아직 모호한 부분들이 존재하는 <더블유>는 약점도 명확해 보인다. 결국 첫 주 방송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웹툰 속 남자와 현실 속 여자의 사랑이야기가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마저 잠재울 수 있는 독특함이 절실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