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품과 농수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한 제7홈쇼핑인 ‘아임쇼핑(IM Shopping)’이 지난 7월 14일에 개국했다. 정부의 사업추진 11개월만에 개국한 아임쇼핑은 인터넷, 모바일 쇼핑 주문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콜센터 인력 220명을 배치해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 체제로 출범했으며, 전화연결 문제가 제기되면서 졸속 개국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임쇼핑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0월 정도면 인터넷, 모바일 주문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출범 초기라 여러 가지 방송시스템 상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겠지만, 너무 무리한 출범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아임쇼핑' 개국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7홈쇼핑의 출범과정에서 송출 수수료 증가문제, 과당경쟁의 문제 및 공적자금을 투입한 홈쇼핑이 적자우려 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래부는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였다. 정부는 제7홈쇼핑 출범과정에서 특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였으며, 송출수수료, 판매수수료 등 TV홈쇼핑의 생태계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만을 내놓았다.

그런데 제7홈쇼핑 출범하자마자, 당초 40번대 출범 약속과는 달리 20번대 또는 그 이하로 채널 특혜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방송발전기금은 유예되는 등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은 상황이다. 현재 아임쇼핑은은 IPTV의 경우 올레 4번, BTV 17번, U+ 20번이며 케이블TV는 C&M 20번, CMB 21번 등에 방송되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정부의 약속과 목적과는 달리 아임쇼핑은 좋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제7홈쇼핑에게는 참 안타가운 상황이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유료방송 가입자 시장의 포화, 신규 T-커머스 사업자의 출범 등으로 TV쇼핑시장이 그리 녹녹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상품 판매형 데이터방송인 T-커머스 사업자들이 속속 출범하면서 TV를 통한 쇼핑 시장의 경쟁상황이 급속도로 격해지고 있다. 2012년 KTH를 필두로 올 상반기 롯데·현대·CJ가 잇따라 출범하였고, 7월에 GS홈쇼핑은이 공식 개국하였으며 NS홈쇼핑과 미디어윌 등은 올 하반기 개국할 예정이다. 즉, 올해 국내 T-커머스 사업자는 롯데홈쇼핑(롯데OneTV), 현대홈쇼핑(현대홈쇼핑플러스샵), CJ오쇼핑(CJ오쇼핑플러스), GS홈쇼핑(GS마이샵 ), NS홈쇼핑(미정) 등 TV홈쇼핑사 5곳과 SK브로드밴드(B쇼핑), KTH(K쇼핑), 아이디지털홈쇼핑(쇼핑&T), 신세계(드림앤쇼핑), 미디어윌(W쇼핑) 등 비홈쇼핑사 5곳 등 총 10개사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T-커머스 시장은 홈쇼핑, 백화점, 대형마트와 면세점을 갖춘 신세계, 통신 계열사와 T-커머스 전문업체가 진출한 상황이다. TV를 통한 쇼핑(TV홈쇼핑, T-커머스 등) 업체는 사업주체가 중복되지만 올해 17개 업체가 이전투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난립하는 상황에서 기존 홈쇼핑과의 뚜렷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끌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쇼핑이 점차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공략할 연령대(20-30대 모바일, 40-50대 홈쇼핑 등)가 부재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2005년 T-커머스 시장이 일찍 형성됐지만 그동안 정체에 빠져있었던 이유가 방송의 디지털화라는 기술적인 문제점도 있지만, 다른 유통채널과의 차별성 부재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상품의 다양화와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TV쇼핑시장에서 TV홈쇼핑과 T-커머스가 이전투구를 별이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 등을 통해서 제7홈쇼핑 관련해서 3가지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송출수수료 관련 황금채널 경쟁, 차별성 없는 중복된 상품경쟁이 초래도고 있는 과당경쟁과 정치권 낙하산 인사 논란이다.

우선, 황금채널 경쟁의 경우 2012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의 출범으로 인해 송출 수수료 경쟁을 심화되었고, 2012년 송출 수수료는 평균 20% 이상 인상된 전례를 참고하면 송출 수수료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SO송출 수수료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케이블TV와 IPTV는 아임쇼핑 출범으로 더 많은 송출수수료를 챙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T-커머스의 송출 번호는 당초 50∼60번대에 연번제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30대~40번대에 배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의 주머니는 두둑해지겠지만, 유료방송 시청자들은 1~40번대 채널 중 17개의 TV쇼핑 관련 채널을 포함한 채널러퍼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과당경쟁의 경우 아임쇼핑은 기존의 중소기업 전용 채널 '홈앤쇼핑'(중소기업제품 판매 비중 80% 이상)과 'NS홈쇼핑'(농수산물 판매 비중 60% 이상)의 차별성을 찾기 힘들뿐만 아니라 나머지 4개 TV홈쇼핑 사업자들도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50~60%대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기존 홈쇼핑과 차별화를 위해 중기제품과 농식품을 100%로 편성해야하는 10개의 ‘중기 전용 T-커머스’와도 과당경쟁이 유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권 낙하산 인사 논란인데, TV홈쇼핑을 정부에서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황에서 홈쇼핑을 국가가 운영하게 되면 정권에 따른 낙하산 인사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었는데, 출범하자마자 현실화되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대외협력실장에 청와대 연설기록비관실 행정관 출신이 지난달 선임되었으며, 청와대 출신 인사가 1명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7홈쇼핑의 신설 목적은 기존의 홈쇼핑과 오버랩될 뿐만 아니라 ‘중기 전용 T커머스’와도 과당경쟁이 유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아임쇼핑 도입을 통한 정책목표인 유료방송 활성화와 다양성 제고, 판매 수수료율 인하, 중소기업 판매 확대, 홈쇼핑 채널 송출료 등과 같은 다양한 쟁점들을 해결할 수 없을 듯하다.

올해 TV쇼핑시장에 TV홈쇼핑과 T-커머스 등 17개 사업자가 경쟁을 하는 구도가 조성된다. 디지털방송시대에 유료방송의 경우 200개가 넘는 채널이 제공되지만, 주요 채널은 40-50개 정도인 상황에서 이 중에서 주요 채널 사이에 17개의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이 배치되는 난개발과 과당경쟁의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의 쇼핑환경이 모바일 쇼핑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TV쇼핑시장의 발전과 제7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의 안착화를 위해서 무책임하게 출범만 시켜놓고 나몰라하지 말고 미래부를 중심으로 정부차원의 해법 또는 TV쇼핑시장 관련 청사진이 마련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상호 /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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