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의 톡투유가 이번에는 춘천 강원대를 찾았다. 요조는 춘천이라는 곳을 오기도 전에 노래로 익숙해져서 여행의 기쁨을 알게 해준 것이라고 강원도를 칭찬했다. 요조뿐이겠는가. 또한 노래 때문만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춘천은 여행이자, 연애의 코스였다. 그래서 아플 수도 있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모두 털어내고도 끝까지 남아있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낭만일 것이다.
개인적인 기억을 말하자면 춘천은 고딩 때 가출지였다. 학기 중이라 아니라 방학을 노리는 소심하고도 나름 치밀한 가출이었고,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무려 청평서부터 청량리까지 걸어야만 했다. 그랬던 춘천이니 낭만은 무슨 생고생뿐이었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여전히 그 고역스런 기억들은 추억이나 낭만이라는 단어로 염색되어 있다. 춘천은 대체로 그런 곳인 것 같다.
내가 아직 피어나지 않았다고 자기가 꽃이 아니라고 착각하지 말라.
남들이 피지 않았다고 남들이 꽃이 아니라고 여기지도 말라.
내가 피었다고 해서 나만 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들이 피었다고 해서 나만 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라.
우리는 모두 꽃이다.
개그맨 김국진이 김제동에게 담배 연기를 뿜으며 해준 말이라고 한다. 우리는 꽃에 관한 참 좋은 시들을 기억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기억으로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일 것이다. 김국진의 이 말은 시인의 시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시라고 하면 시가 될 것이고, 화두라고 하면 또 화두도 될 만하다.
요즘 한국사회의 화두는 불안이라고 생각한다. 먹방, 쿡방의 열풍, 소주까지 달콤해질 정도로 깊어진 단맛중독, 중학생들의 사교육 시간이 OECD 다른 국가들보다 6배가 많은 현실. 이런 것들 모두 욕망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본질은 불안일 것이다. 애고 어른이고 이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