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 굴뚝 위에서 농성하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 교섭의 진전을 위해 땅을 밟았다. 이로써 굴뚝 위에는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혼자만 남게됐다. 이창근 실장은 이번 일로 사측과의 교섭에 의미있는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1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정욱 사무국장이 굴뚝에서 내려온 데 대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이뤄지고 있고 무르익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노조와 사측이 모두 갖고 있다고 보는데, 그런 측면에서 사무국장이 작은 부싯돌,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지난 2월 17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70m 높이 굴뚝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고공 농성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 공장 밖 동료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근 실장은 “위에서 버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고, 89일째 굴뚝에 있는데 누구나 함께 끝내고 이겨서 내려가는 걸 원하겠지만 (김정욱 사무국장은) 그 작은 것조차도 버리고 내려가겠다고 결단한 것”이라며 “저보다 나이도 많지 않지만 직책이 사무국장이다 보니 전체를 아우르는 눈과 판단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창근 실장은 굴뚝에서 내려온 이후 김정욱 사무국장이 바로 병원으로 이동한 것에 대해 “몸이 좋지 않아 병실에 있을 뿐이지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거의 감금하고 있어 법률적 용어로는 구금상태”라면서 “건강이 좋을리가 없지만 최종식 사장 내정자를 만나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사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창근 실장은 노사 간 교섭의 어려움에 대해 “26명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라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서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것 아닌가 한다”면서 “이 문제는 회사 입장에서도 새롭게 탈바꿈하고 거듭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요구인데, 사측에서 보기에는 노조의 요구로만 이해하고 있어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창근 실장은 “쌍용자동차 7년의 과정에서 26명이 돌아가신데 대해 이분들을 어떻게 기릴 건가, 더 이상의 재발방지를 막고 이런 분들이 더 발생하지 않게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가를 사회에 얘기하고 응답하는 것이 명예회복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근 실장은 사측이 신차인 ‘티볼리’ 판매가 순조로울 경우 해고자 문제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온 데 대해 “‘티볼리가 잘 팔린다면’이라는 전제가 없어졌다. 잘 팔린다면이 아니라 잘 팔리고 있고,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한다면 (티볼리 판매가) ‘대박’난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티볼리가 대박이 났으니 해고자는 물론이고 희망퇴직자 등을 어떤 방식으로 복귀시킬 건지를 고민하겠다’로 메시지가 재구성돼야 하는데 (앞서의) 아난드 회장의 말만 반복하는 것은 회사가 티볼리를 더 팔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창근 실장은 쌍용자동차 이일유 사장의 퇴임에 대해 “티볼리 성공적으로 냈고 또 파업 이후에 그나마 안정적으로 현장을 관리했고 회사가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도 “해고자 문제와 26명 희생자에 대한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특히 26명 희생자들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인간적으로 섭섭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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