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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채널을 돌리다보면 왜 TV조선만 크게 들리는 거죠?A. 송출기준은 제각각, 정부는 모니터링 결과도 없이 반쪽짜리 고시 제정 예정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10.31 14:20
   
▲ 2013년 11월27일 MBC <라디오스타> ‘네 멋대로 해라’ 특집 갈무리.

한 시청자가 <미디어스>에 “채널을 돌리다보면 소리가 다릅니다. EBS가 가장 작고, TV조선이 가장 크게 들립니다. 이거 왜 이래요?”라고 물었습니다. 올레TV 가입자인 기자가 직접 소리를 들어보니 실제 그렇게 들립니다. 채널마다 소리 크기가 제각각입니다. 질문을 듣고 나서 일단 떠오른 생각은 이렇습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고령층이 시청타깃이기 때문에 정부가 정한 음성송출기준을 어겼을 것이다. 정부가 봐주고 있을 것이다.’

TV조선 샤우팅의 비밀을 풀려면 일단 방송이 나오는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 TV조선 같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직접 또는 방송제작사가 만든 프로그램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나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제공사업자(IPTV사업자)이 운영하는 방송플랫폼으로 보냅니다. 유료방송사업자는 실시간으로 송출합니다. 제작진과 방송사, 그리고 유료방송사업자를 거쳐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구조입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내용이겠지요.

여기서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2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음성송출 기준 △2011년부터 2014년 9월까지 지상파 4사,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일반PP의 음성송출 위반 내용 및 건수, 제재 내역을 알려 달라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공개하든 않든 답이 나올 때까지 기간은 빠르면 일주일, 길게는 보름입니다. 그래서 케이블SO와 IPTV사업자, 방송기술인연합회에 물어봤습니다. “혹시 모니터링 결과 있나요?”

국내 굴지의 케이블SO에서는 “사업부 쪽에 알아봤는데 우리는 PP가 보내주는 대로 송출하고, 모니터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굴지의 IPTV사업자 쪽에서도 “알아보겠다”고만 말하고 답이 없습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에 있는 한 관계자는 “여기저기 연구 목적으로 시범 측정한 자료는 있는데 대상이 지상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미래부에 확인해보니, 지상파 측정 자료만 있다고 합니다.

   
▲ 2013년 11월27일 MBC <라디오스타> ‘네 멋대로 해라’ 특집 갈무리.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채널 소리가 너무 크다, 적다’는 민원도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장비와 방송제작시스템이 제각각이라 기준과 크기가 다르겠지만 플랫폼과 정부는 알고 있을 줄 알았습니다. 특히 방송사업자를 관리·감독하는 중앙전파관리소는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또는 녹화한 뒤 모니터링하는데 이런 자료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도 모른다, 저기도 모른다고 하니 미래부 답변을 기다렸습니다.

28일 기다리던 답이 왔습니다. “지난 5월 방송법이 개정돼 세부 음량 기준을 마련 중에 있으며 11월 말 제정, 시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고시(안)은 의견수렴을 위해 행정예고 중”에 있다고 합니다. 궁금해서 미래부 전파방송관리과에 물었습니다. ‘고시를 만들려면 당연히 모니터링을 했을 것 같은데 그 결과라도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채널별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고, 지상파 한 채널을 시간대 별로 측정한 자료만 있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정부는 규제를 할 모양입니다. 10월24일 미래부 ‘입법/행정 예고’에 올라온 ‘디지털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 음량 등에 관한 기준 제정(안) 행정예고’를 보니 이 고시가 제정되면 300여개 방송사업자는 앞으로 디지털 텔레비전 평균 음량을 ‘–24 LKFS(허용오차 ±2dB)’로 맞춰 시청자와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넘겨야 합니다. 그리고 6개월치 모니터링 결과를 보관해야 합니다. 시청자 시각에서 환영할 만한 규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2년 뒤에 시행하겠다고 합니다. 미래부는 규제가 만들어졌을 때 방송사업자가 음량 측정 및 조정장비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30억 원 정도로 예상했고, “이를 감안해 동 기준 위반에 따른 시정조치 유예기간을 24개월”로 잡고 있습니다. 고시가 만들어지더라도 최대 2년을 더 샤우팅에 시달려야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정부는 방송사업자에게 예산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돈 많은 지상파와 종편, CJ 같은 거대사업자들도 차별 없이 지원하겠죠?

게다가 반쪽짜리입니다. 아날로그방송은 규제대상에서 빠졌습니다. IPTV는 모두 디지털이고, 지상파도 디지털 전환을 끝냈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아날로그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도 꽤 많습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8월 기준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는 791만7400명입니다. 전체 케이블 가입자의 53.5%입니다. 8백만 가구는 계속 누군가의 샤우팅을 듣게 생겼습니다. 아날로그케이블을 규제에서 뺀 이유는 뭘까요. 상상에 맡깁니다.

   
▲ 규제체계도. (자료=미래창조과학부)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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