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교양국의 분산 해체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양국 내 시사PD들이 예능국을 비롯한 타 부서로 이동하고 <불만제로>, <원더풀 금요일> 등 주요 교양 프로그램은 폐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언론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한 마디로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PD연합회와 국회에 이어 이번에는 방통위에서조차 “공영방송 MBC에 대한 사망선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추천 고삼석 상임위원은 “MBC가 최근 공영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의 핵심부서인 교양제작국 해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MBC안팎에서 우려표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 6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이날 회의는 고삼석 방통위원은 9일 재가받은 이후 첫번째 공식 일정이 됐다ⓒ미디어스
고삼석 상임위원은 “(교양국이 해체된다면)MBC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교양국을 해체하려면 차라리 공영방송 포기선언을 하라는 비난이 거세다”라고 지적했다. MBC 교양국은 과거 시사교양국 시절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은 물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인간시대>, <경찰청사람들>, <W>, <휴먼다큐 사랑>, <눈물> 시리즈 등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제작해왔던 부서이다.

무엇보다 MBC의 교양국 해체는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지적과도 배치된다는 게 고삼석 상임위원의 주장이다. 상반기 방문진이 발간한 <2013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는 “공영방송을 자임하는 MBC가 신뢰성, 공정성, 공익성에서 상업방송인 SBS보다 낮게 평가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공정성과 공익성 항목의 낮은점수는 MBC가 개선해야 할 선제적 목표”라고 제시한 바 있다. MBC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상반기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에서도 조사 기간 내내 지상파 채널 중 4위, 꼴지를 기록했다. 특히, 1분기와 2분기 평가항목 중 공익성, 공정성, 유익성, 신뢰성 4개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이에 대해 “다양한 조사에서 MBC의 신뢰성, 공익성, 공익성 점수는 다른 지상파 방송보다 낮았다”며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양제작국마저 해체한다는 건, 공영방송에 대한 경영진의 사망선고를 내린 것과 다름없다.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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