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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유병언 죽자 새로운 타깃으로 ‘구원파’ 지목“그냥 죽었을 것 같지 않다” 타살 의혹 키우고…유대균 겨냥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07.22 17:10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채로 발견되며, 그만 붙잡으면 세월호 참사의 모든 것이 밝혀질 것처럼 그의 뒤만 쫓아다니던 검찰의 신세가 닭 쫓던 개가 됐다. 특히, 지난달 12일에 유 전 회장의 사채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40여 일 동안 온갖 경찰병력을 동원해 그의 은신처를 찾아다니는 그야 말로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점에서 모든 비판의 화살이 수사당국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다수의 언론매체들 역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보다는 유병언 전 회장의 뒤만 쫓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오늘도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유 전 회장의 사망을 두고 음모에 음모에 꼬리를 붙이고 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죽음이 공식화되자 TV조선과 채널A, MBN과 YTN, 뉴스Y 등은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과 관련해 뉴스특보를 배치하는 등 대규모 긴급편성을 단행했다. 

TV조선, 이젠 놀랍지도 않은 가십성 뉴스

유병언 전 회장의 죽음에 대해 ‘타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선정적으로 이를  보도한 채널은 종편 TV조선이었다. TV조선은 유 전 회장의 죽음에서 끝내지 않고 아들 유대균 씨의 타살 가능성을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키웠다.

   
▲ 7월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채 발견 관련 TV조선 '뉴스특보' 캡처
TV조선 <뉴스특보>는 먼저 유병언 전 회장의 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술병’과 발견 당시 입고 있던 고가의 명품에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 패널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유 전 회장이 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심리적 압박에 따른 것”이라며 “술이 아닌 다른 것이 들어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야말로 그러거나 말거나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명품에 대해서도 “인터넷 등에서 해당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도망다니면서도 명품을 입고 다녔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특히, TV조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입고 있던 상의 브랜드 ‘로로피아나’ 제품과 관련해 “맞춤 정장은 가격이 1000만원도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이 착의하고 있던 일본 와시바 신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지 않다. 그러나 가격은 고가로 수백만 원에 달한다”고 말한다. 또한 TV조선은 ‘현상금 5억 원 어디로’라는 가십 뉴스를 이어간다. TV조선은 “유병언 전 회장의 사채를 발견한 박 씨는 (그가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신고를 했기 때문에 현상금을 받을 확률이 적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TV조선은 이 과정에서 유병언 씨의 변사체를 CG로 작업해 보여주기도 했다. 선정성의 끝을 보여준 행태였다. 과연, 이 같은 보도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까. 물론, TV조선을 통해서는 들을 수 없는 설명이다. 그러나 TV조선의 이 같은 보도 양태는 그동안 늘상 해왔던 점에서 놀랍지는 않다. 다만, 뉴스는 “이거 그냥 죽었을 것 같지는 않다”, “추리소설 같다”는 등 유병언 전 회장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스스로 언론이길 포기했지만 말이다.

TV조선, 유병언 사망 “타살이라면 구원파 연관 가능성 크다”

TV조선은 이날 “유병언 회장의 핵심 조력자였던 신엄마가 (지난달 12일 사채가 발견된 다음날)자진출두했다”며 “‘나 나갈래요’라고 하는데 되게 이상하다. 또, 형은 금수원 주변에 어슬렁거리다가 잡혔다”며 밑도 끝도 없이 구원파 조직 내에서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 7월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채 발견 관련 TV조선 '뉴스특보' 캡처
TV조선은 “만일 유병언 회장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를 당한 것이라면 구원파 연관 가능성도 크다”며 “도주를 도왔지만 정반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사불란한 단체였지만 분열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회장을)제거함으로서 본인이 이득을 얻을 집단으로 나뉠 가능성도 있다. 내부 역학관계도 수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걸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패널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 전 회장의 사망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기도 했다.

TV조선은 또한 ‘유병언의 사장으로 이득을 볼 세력이 누구인가. 그래야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가 풀릴 것’이라면서 “100% 추정”이라는 단서를 달아 “일단 20억 가지고 있었다면 그 사람이다. 그리고 유 전 회장이 차명재산이 많다는 점에서 자신의 것으로 꿀꺽할 가능성이 높다. 또, 50억 골프채 애기가 있는데 역사상 최고 게이트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묻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TV조선 <뉴스특보> 진행자들은 이 과정에서 유병언 전 회장의 아들 유대균 씨와 관련해 “사실은 대균 씨도 몇 번 죽었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곧바로 한 패널은 “혹시라도 사망했자면 이건 100% 기획된 음모”라면서 “두 사람의 사망에 이른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패널 역시 “단순이 20억을 가져가기 위한 게 아니다. 굉장히 프로의 솜씨”라면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밀항을 한다는 등을 흘리는 등 이 전체를 컨트롤 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라고 또 다른 음모를 제기한다. 이 정도라면 언론이 아니라 돗자리를 깔아야할 판이다.

TV조선 시사토론 프로그램 <돌아온 저격수다>는 한 술 더 떴다. 한 패널은 “유병언 전 회장은 결벽증이 있다”며 “다른 사람에게 병균이 옮을 까봐 손에 장갑을 끼로 자가이발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노숙을 했다는 것은 연출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유대균 씨에 대해 “본인의 생명도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도 일주일 내 나타나지 않는다면 수사 자체가 미궁에 빠질 수 있다”고 새로운 의혹을 덧붙였다.

언론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유병언’에 돌리며 그를 쫓는데 사력을 다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유 전 회장의 사채발견으로 끝났다. 그러자 TV조선은 또 다른 책임자를 쫓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그 타깃은 구원파를 정확하게 지목하고 있다. 이번 역시 수사병력의 무능력에 대한 책임은 쏘옥 빠진 채다. 늘 그렇듯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그들에겐 뒷전이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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