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 (사진=KBS)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이 드디어 통과됐다.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간 지 18일 째, KBS 양대 노조가 ‘길환영 퇴진 및 KBS 정상화’를 내걸고 공동 총파업을 벌인 지 8일 만이다.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5일 오후 4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길환영 사장의 최후 진술을 듣고 난 뒤,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제출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7:4로 길환영 사장의 해임 제청안이 가결됐다. 여당이사 3명이 마음을 바꾼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양성수 이사는 사의를 밝히고 퇴장했으며, 야당 추천 이규환 이사는 파업 중인 양대 노조를 비롯한 KBS 구성원들에게 "후배님들, 축하합니다. 힘내십시오", "후배님들이 이기셨습니다. 여러분의 힘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이사회의 해임 제청안 가결 직후 성명을 내어 “길환영 사장의 보도 개입 의혹으로 촉발된 KBS 사태가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 노조는 “길 사장이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아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결국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데 주목한다”며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길환영 사장뿐 아니라 앞으로 임명되는 그 어떤 사장이라도 보도나 프로그램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사장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새 노조는 “길 사장의 퇴진은 우리 싸움의 목적지가 아니다”라면서 “무엇보다 길 사장 퇴진 이후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새 노조는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라는 말로 길환영 해임 ‘환영 성명’을 마쳤다.

KBS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이 통과된 만큼, 양대 노조의 파업과 KBS 기자들의 제작거부는 조속히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새 노조는 성명을 통해 파업을 접고 방송현장으로 돌아갈 것을 알렸다.

오늘 KBS이사회에서 가결된 해임 제청안은 KBS 사장을 임명하는 대통령의 동의를 거쳐야 마무리된다. 이제 길환영 사장의 '해임'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손에 넘어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