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시사 진단' MC에 잠정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 (사진=MBN 시사스페셜 홈페이지 캡처)
오는 4월 7일 봄 개편을 앞두고 있는 KBS의 신설 시사 프로그램 <시사진단>의 메인MC에 ‘친박평론’으로 유명한 고성국 씨가 잠정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홍보실 측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지만 내부에서는 최종 확정을 위한 일부 절차가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과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 이하 KBS노조) 집행부는 27일 오후 고성국 씨 MC 기용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임창건 보도본부장을 만났다.

이날 항의방문을 했던 함철 새 노조 부위원장은 28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고성국 MC 결정은 인정할 수 없다. 만약 고성국 씨를 MC로 인정하게 되면 모든 책임은 보도본부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입장을 전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함철 부위원장은 “보도본부장은 ‘친박인사라는 이미지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을 하게 되면 그 점을 감안해서라도 잘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며 “저희는 ‘시청자들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고, 밖에서도 그렇게 보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고성국 씨의 언동으로 미뤄볼 때 시사 프로그램이 시작부터 불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봄 개편 당시 ‘친박 성향’과 그동안의 언행에 대한 내외부의 문제제기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에 낙점됐다가 무산된 바 있는 고성국 씨가 시사 프로그램 MC를 맡는다는 것에 대한 내부의 우려는 높다.

KBS의 한 기자는 “고성국 씨가 MC를 맡았다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게 문제”라며 “그동안 보도본부가 가져왔던 상식을 바탕으로 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작년에 이미 문제가 돼서 라디오 MC 무산됐던 사람을 TV로 가져온다는 건… 보도본부 쪽이 아니라 사장의 의중이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양대 노조는 다음주에도 공동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시사진단> 첫 녹화 때에도 항의 피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양대 노조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는 같은 날 라디오 개편 및 고성국 MC 기용 등의 문제를 공방위 안건으로 올리려고 사측과 접촉했으나, 사측은 “편성과 관련된 안건은 다룰 수 없다. 그 안건을 논의한다면 공방위를 열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공방위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돼 논의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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