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YTN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습적으로 구본홍 대표이사를 선임한 데 대한 언론계와 정치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과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17일 잇달아 성명과 논평을 내고 주주총회 위법성을 지적하는 한편 구본홍씨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언론노조 "편법 동원해 구본홍 사장 선임한 YTN주주총회 무효"

먼저 언론노조는 '방송사 무력 '접수' 작전을 멈추고, 구본홍씨는 자진 사퇴하라'는 성명을 내고 "과거 군사독재정권을 능가하는 이명박식 언론사 '접수'를 강력히 규탄하며, 그 하수인을 자처하는 구본홍을 결코 YTN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17일 오전 8시30분, YTN 조합원들이 주주총회장 입장 제지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송선영
언론노조는 "노조 조합원과 시민들을 따돌린 채, 전문 소매치기범 마냥 1분여 만에 사장선임안을 의결하는 작태 앞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방송사를 접수하겠다는 신념 아닌 신념에 휩싸인 이명박 정권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국민 여론이나 상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릇된 목표실현을 위해 어떠한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 그동안의 행태를 반복했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구본홍씨를 향해 "총만 안 들었을 뿐, 편법과 폭력을 앞세운 주총을 통해 선임된 사실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물으며 "편법을 동원해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선임한 YTN주주총회의 무효를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YTN을 장악해 '땡李 뉴스' 해보겠다는 속셈"

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 소속 의원(천정배, 이미경, 김재윤, 우윤근, 김세웅, 김유정, 최문순)들도 '60주년 제헌절에 헌법 21조는 죽었다' 성명을 내어 "하루 24시간 뉴스와 보도프로그램을 방송하는 YTN을 장악해 '땡李 뉴스'라도 해보겠다는 속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헌법이 만들어진 뜻을 기리고 헌법 수호의 의지를 다져야 할 오늘, 참으로 안타깝게도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21조는 죽었다"며 "헌법을 지키고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이 같이 헌법이 무시되고 언론 장악을 위한 백색테러가 자행되고 있는 이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 YTN은 용역 직원 100여명을 동원, YTN조합원들의 의장석 진입을 막았다. ⓒ송선영
민주노동당 "30초만에 사장 자리 앉은 구본홍, 임기도 30초"

민주노동당 또한 '구본홍 YTN사장 날치기 선임은 원천무효' 논평에서 구본홍 대표이사 선임을 "낙하산 인사의 날치기 선임"으로 규정하고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가 방송언론 장악을 위해 이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어 "우리는 방송언론 장악을 위해 법과 절차까지도 무시하고, 노동조합은 물론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위배한 정부와 YTN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정부와 YTN은 구본홍 날치기 선임을 전면 백지화하고, 방송언론 장악 기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들은 "단언컨대, 주주총회 30초 만에 날치기로 사장자리에 앉은 구본홍씨는 그 자격과 임기 또한 30초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진보신당 "구본홍 임명, 권력의 언론장악이자 민주주의 유린"

진보신당 역시 'YTN 구본홍 사장 임명, 언론자유, 알권리, 민주주의 유린한 폭거' 논평에서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전문 방송사 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 선대위 언론 특보를 임명한 것은 노골적인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권력의 언론장악이며 국민의 알권리를 빼앗은 폭거이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폭력과 편법을 앞세워 권좌에 올랐던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말로를 구본홍 사장은 모르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이들은 "구본홍 사장이 부끄럽지 않은 말년을 보내고 싶다면, 즉각 스스로 사퇴하라.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와 국민들의 알권리, 민주주의 유린 행위를 중단하고 정중히 국민들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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