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작가인 한한(韓寒)은 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 약 6억에 가까운 조회수를 가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연속 두 편의 글을 발표했다. <중국관료 필수 과목의 제일과>라는 글과 <나는 단지 추측할 뿐이다>라는 글이었다. 이는 중국 정부와 관료를 신랄하게 풍자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 글을 퍼다 날랐고, 순식간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게 된다.

그런데 퍼다 나른 그 글들이 삭제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른바 중국식으로 말하자면 화해(和諧)된 것이다. 화해라는 용어는 네티즌들이 올리는 글이나 즐겨 찾는 사이트를 삭제하는 일을 가리키는 중국식 인터넷 용어다. 한한은 이를 중앙 정부의 선전부의 소행이라 간주했다. 그리고 그는 우마오당(五毛黨)을 화해의 주체로 지적했다.

우마오당. 인터넷 평론원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숫자를 한한은 약 100,000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중앙, 지방 행정부에서 모집한 전문 인터넷 평론원으로서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인터넷 여론을 모니터링하고, 중앙, 지방 정부에 호의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댓글과 사진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인터넷 여론 참여작업을 한다. 부정적인 의견을 실은 사이트 등에는 통고(通稿) 조처를 취하도록 행정부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통고란 통용원고 중앙, 지방 정부가 내는 보도를 말한다. 정부가 내는 통용원고에 입각해 의견을 내도록 하는 일종의 보도 지침과 같은 것이다.

우마오당 즉 인터넷 평론원들은 인터넷과 중앙, 지방 정부 사이에서 여론의 방향을 추적하고, 여론을 정부에 유리하게 흐르도록 하는 행동대원과 같은 존재다. 한한이 자신의 글이 우마오당에 의해 삭제되고 있음을 알린 다음 우마오당의 정체가 드러났고, 네티즌 사이에서도 회자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중앙, 지방 정부는 인터넷 내 여론의 흐름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첫째, 법으로 다스리는 것이고 둘째, 여론의 흐름에 직접 개입해 좌우해내는 것을 꼽고 있다. 우마오당은 두 번째의 방법 최일선에 서 있는 일종의 인터넷 방범이라 하겠다. 이들은 600위안 정도의 기본 급여를 받고 있으며 댓글을 달거나 부정 여론을 발견해 정부에 알리면 건당 5마오(毛)를 수당으로 받는다.

각 지방 정부들도 이들의 유용성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간쑤성의 한 정부 회의에서는 “50명의 인터넷 평론 고수(高手)를 핵심으로 하고, 100명의 인터넷 호수(好手)를 두고, 그 아래 인터넷 평론 사수(寫手)를 두어 인터넷 평론원 조직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고수-호수-사수(글쓰기나 편집에 재능이 있는 사람)라는 위계적 조직으로 인터넷 내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의지고 실제 한한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마오당은 음지에서 활약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규모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이들은 흔히 말하는 인터넷 알바가 아니고 정교한 조직을 지니고 있으며, 인터넷 평론원 양성반을 두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는 전문가 집단이다. 최근 해난성 정부는 해당 지역 대학에 우마오당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요청을 한 바 있다는 외신도 있었다.

우마오당에 대한 감독지침, 고과, 표창 등의 제도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는 앞으로 중국 인터넷 통제 정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공산당이 이데올로기적 사상 지도, 지침을 내놓고 우마오당은 전위대로서 그 지침이 인터넷 상에서 흘러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방화장성(防火長城, GFW : The Great Firewall)을 개발하여 약 2만여개의 사이트 접속을 막고 있다. GFW도 점차 진화하여 사이트 접속을 막는 일 외에도 주요 키워드를 통한 검색도 막고, 중국의 주요 지도자들의 이름을 통한 검색도 차단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이 같은 기술적, 물리적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을 떠도는 국내의 민감 여론에 대해서는 우마오당을 조직해 대응하는 셈이다. 네가티브 대응에다 포지티브 대응을 보태 어떤 형태로든 중국 내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막는 정보 정책을 펴고 있다.

2012년 9월 19일 뉴욕타임즈는 홍콩대학교 신문미디어 센터 주임인 치엔강(錢鋼)의 유온(維檼)에 대한 분석을 기사화한다. 유온은 ‘사회 안정 유지’의 뜻을 담고 있다. 치엔강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에 안정, 안정 유지라는 용어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 2009년 경 이후부터 사용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한다.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동시에 정신 및 정치적 권리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당연히 정부와 시민사회 간 긴장이 증가하므로 정부가 갈등을 조정할 목적으로 안정을 강조하고, 그 강조 하에 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유온은 중국 사회의 불안감, 긴장, 갈등의 증폭을 막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는 동시에, 중국 사회가 그 지경에서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한 셈이다. 우마오당은 정부가 직접 전문인을 고용해 여론의 흐름을 조정하겠다는 의지의 결과이기도 하니, 중국 정부는 인터넷을 둘러싸고 어지간히 골치를 앓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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