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란 외무부가 한국대사를 초치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지난 17일 외교부가 "이란에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외교채널을 통해 설명했다"며 "이란이 이해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상황이다. 

19일 이란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18일(현지시각) 윤강현 한국대사를 불러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중동)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 정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자피 차관은 한국에 이란 자금 70억 달러가 원화로 동결돼 있는 것을 거론하며 "분쟁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나차피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16일(현지시각) 이란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의 간섭하는 발언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이 이슈에 대한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나세르 카나니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이 역사적이고 우호적 관계에 있다는 것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발전에 대해 전적으로 무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의 발언 취지는 UN에 파견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고, 이란이라는 특정 국가와의 관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란 측에도 외교 채널을 통해 설명했다. 서울(이란 대사관)에도 하고 이란 측에도 했다. 일단 저희 설명을 이해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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