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중앙일보가 지난 5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시무식 도중 찬송가를 부르며 '꺽꺽' 소리를 내며 울었다고 보도했다. 불교계 언론들은 '찬송가'에 방점을 찍어 보도하면서 '종교 편향'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한편에서 중앙일보 보도는 "도 넘은 망신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꺽꺽'이라는 객관적이지 않은 의성어를 사용하는 등 조롱으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수십 차례에 걸쳐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보도한 언론이기도 하다.(관련기사 ▶ 중앙일보 '공수처 눈물의 시무식' 보도에 "도 넘은 망신주기")

공수처 관계자는 "김진욱 처장의 시무식 발언 취지는 올 한 해 잘 해보자는 의미였고 시무식 말미에 잠깐 울컥했던 것뿐"이라며 "일부만 떼어서 저런 식으로 보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스는 지난 4일 공수처 시무식 당시 김진욱 처장 발언 전문을 게재한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해 8월 26일 과천 청사에서 새 로고를 반영한 공수처 현판 제막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해 8월 26일 과천 청사에서 새 로고를 반영한 공수처 현판 제막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년사 낭독 후)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을 요약을 해드리겠습니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중심으로 첫째 일반론, 둘째 공수처 구성원으로서의 각론, 세 번째 공수처장의 순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결론은 우리가 선한 마음과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고 소임을 다할 때 하늘이 도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공수처장으로 여기 와서 2년을 보내면서 하늘이 돕는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하늘이 도울 것입니다. 대신 우리가 올바른 마음, 선한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늘도 돕습니다. 그럴 때 대한민국,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에 좋은 영향력,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하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공수처법을 읽어볼 때마다 우리에게 부여된 권한을 보면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살리는 조직, 그 무시무시한 권한 그것을 행사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올바른 마음,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바르게 하고 있나, 그럴 때 하늘이 도우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좋은 시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시입니다. 독일의 2차대전이 일어났을 때 히틀러 정권에 대항하다가 종전 직전에 교수형을 당한 본 회퍼,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이자 목사, 이 본 회퍼가 약혼자가 있었습니다. 약혼자한테 크리스마스 때 1944년 연말을 맞이하면서 보낸 시입니다. 그리고 45년 봄에 처형당했습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그 놀라운 평화를 누리네
나 그대들과 함께 걸어가네 나 그대들과 새해를 여네
지나간 허물 어둠의 날들이 무겁게 내 영혼 짓눌러도
신이여 우릴 외면치 마시고 약속의 구원을 이루소서
그 선한 힘이 우릴 감싸시니 믿음으로 일어날 일 기대하네
주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셔 하루 또 하루가 새로워

신앙인이 쓴 시이지만 여기서 구원, 우리는 모두 구원받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을 기대합니다. 새해를 여는 시입니다. 독일어로 보면 gehen in ein neues jahr, '새해를 연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 곡에 지크프리트 핏츠가 "선한 능력으로"라고 유튜브에 치면 머리가 하얀, 키 큰 할아버지가 피아노 치면서 직접 노래를 부릅니다. 이 사람이 작곡한 곡입니다. 지크프리트 핏츠라고요. 노래하는 것으로 보면 아주 감동적입니다. 그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면 아주 선한, 굉장히 선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노래가 그렇습니다.

(위 시 6줄을 노래로 부름. 마지막 '하루 또 하루가 새로워' 부분을 목이 메어 잘 부르지 못함)

여러분 미안합니다. 2023년 계묘년 토끼의 해. 우리 도약하는 한 해가 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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