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이 한국언론학회,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가 보수진영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인사, 국민의힘 지도부의 발언이 팩트체크센터 검증 대상이 되는 등 '가짜뉴스'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양심선언인가"라고 꼬집었다. 언론사가 자체 판단에 따라 진행하는 팩트체크에서 정부여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검증된다면 자신들부터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SNU팩트체크 검증 결과를 문제삼고 있다. (사진=MBC 유튜브채널 중계화면 갈무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SNU팩트체크 검증 결과를 문제삼고 있다. (사진=MBC 유튜브채널 중계화면 갈무리)

박 의원은 지난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네이버와 한국언론학회, SNU팩트체크센터가 결탁해 팩트체크를 가장한 보수진영 공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가 문재인 정부 기간동안 서울대와 한국언론학회에 '뒷돈'을 대 판을 깔아주었고, 이렇게 운영된 팩트체크 사업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가짜뉴스 선동자'로 전락시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SNU팩트체크센터 검증 결과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44건 중 부정비율 77% ▲대통령실 수석 20건 중 부정비율 100% ▲국민의힘 53건 중 부정비율 72% 등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80여건으로 정부여당의 절반에 불과하고 부정비율도 57%로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의원은 MBC·오마이뉴스 등 '좌편향 언론사'가 정부여당에 집중해 부당한 팩트체크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센터에 '뒷돈' 지원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5일 사설 <이젠 팩트체크도 문제 삼는 여당의 ‘쓴소리 봉쇄’ 시도>에서 "팩트체크 결과를 문제 삼으려면 무엇이 사실이 아닌지를 지적하는 게 상식이거늘, 단순 숫자만 들이댔다"며 "대통령과 수석들의 발언이나 공식 발표자료에 대한 팩트체크 결과 '사실 아님'의 결론이 다수였다면 대통령실부터 돌아보는 게 정상적인 조직"이라고 썼다. 

한겨레는 "팩트체크센터 운영 구조를 조금만 안다면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없다. 2017년 설립된 센터는 31개 언론사가 가입한 팩트체크 콘텐츠 플랫폼"이러며 "개별 언론사들이 각자 판단해 쓴 기사에 센터가 무슨 영향력을 행사한단 말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박 의원은 MBC와 오마이뉴스 기사들을 사례로 콕 찍었지만, 가입 언론사 중에는 이른바 보수언론으로 분류되는 신문사, 종편 채널 등도 있다"며 "사과할 사람은 '지극히 편향적인 사고'로 근거 없는 발언을 한 박 의원"이라고 되돌려줬다. 

한국언론학회,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 로고
한국언론학회,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 로고

한겨레는 "최근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건 늘 이런 식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성향 패널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판한다고 ‘보수 참칭’ 패널이라며, 여야 균형을 맞춰달라고 방송사에 공문까지 보냈다"며 "겉으론 ‘균형’ 요구지만, 결국 정부와 여당에 비판도 견제도 말라는 ‘노골적 압박’임을 국민들이 모르겠는가"라고 했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4일 박 의원을 향해 "망상도 정도껏 하라"고 쏘아 붙였다. 조 의원은 "SNU팩트체크센터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학계·언론계 전문가들이 정치 성향과 상관 없이 운영하는 서비스"라며 "비당파성을 제1원칙으로 제시한다. 아무 근거도 없이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박 의원의 발언은 말 그대로 망상일 뿐"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팩트체크 대상에 자주 오르는 것이 불만인 듯 하다. 그런데 박 의원의 발언이 바로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며 "귀당 의원들께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식의 질 낮은 가짜뉴스를 퍼뜨리니 자연히 팩트체크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뉴스의 주요 유통과 소비처인 네이버가 SNU팩트체크센터에 후원하는 것은 "정당한 사회 공헌 활동"이라며 "자신이 한 말을 보도했다고 언론사를 공격하는 대통령, 자신들의 가짜뉴스를 검증했다고 검증 기관과 서비스, 그 후원사까지 공격하는 여당. 그 대통령에 그 당이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현재까지 SNU팩트체크센터에 참여한 언론사는 다음과 같다. 

방송 : KBS MBC SBS TV조선 채널A JTBC MBN YTN

뉴스통신 :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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