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5G 중간요금제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5G 요금제 선택의 폭 확대’를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하지만 중간요금제가 기존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어 요금 인하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한 중간요금제는 데이터 24GB 제공, 요금 5만 9000원이다.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3GB~27GB다. 1위 사업자가 중간요금제 출시를 공식화하자 KT도 나섰다. 구현모 KT 사장은 11일 과기정통부 장관 간담회가 끝난 후 취재진에게 “다음 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재 5G 요금제는 ‘모 아니면 도’다. 통신 3사는 20GB~100GB 구간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는 10~12GB를 제공하는 5만 원대 요금제와 110~150GB를 제공하는 6만 원~7만 원대 요금제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하지만 5만 원 후반대 중간요금제가 출시돼도 100GB대 요금제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통신요금 인하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현 참여연대 간사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평소 데이터 30GB~40GB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중간요금제를 쓸 수 없다”며 “이용자 선택권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중간요금제 검증에 나서겠다고 했다. 윤두현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동통신사가 진짜 소비자를 생각하는 정책을 한다면 또 하나의 구간을 만들거나 (중간요금제 데이터) 월 사용량을 30GB 정도로 하는 게 맞다”며 “엉터리 요금체계가 또 채택돼 소비자가 부당한 바가지요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지켜보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중간요금제) 합의 내용이 적절한지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현 간사는 통신사가 데이터 단가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출시 예정인 SK텔레콤 중간요금제의 1GB당 가격은 2458원, 레귤러 플러스 요금제(월 6만 9000원, 데이터 제공량 110GB)의 1GB당 가격은 627원이다. 이 간사는 “중간요금제가 나온다고 해도 낮은 금액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더 비싼 데이터 단가를 적용받는다”며 “데이터 단가 차별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5G 요금제가 촘촘하게 나오는 게 맞다”고 밝혔다.

SK텔레콤 5G요금제 
SK텔레콤 5G요금제 

통신사 요금제가 인가제에서 유보신고제로 바뀐 것이 문제로 꼽혔다. 통신사 요금 인가제는 2020년 12월 폐지됐다. 당시 정부와 통신업계는 유보신고제를 통해 가격경쟁이 활성화돼 요금이 인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현 간사는 “유보신고제 도입 후 요금 경쟁이 벌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중간요금제에 태클을 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12일 <SKT의 생색내기식 5G ‘중간요금제’ 도입> 논평에서 “(정부는) 진정으로 민생 안정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면, 5G 요금제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거나, 손익분기점을 넘어 막대한 초과 이익을 거두고 있는 LTE 요금을 인하하는 식의 특단의 대책을 도입해 가계가 느끼는 통신비 부담을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며 “고물가, 공공요금 줄인상 시기에 긴급 민생 안정을 위한 특단의 통신비 인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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