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멕시코·필리핀 언론계가 테러·탄압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멕시코에서 언론인이 살해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는 비판적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멕시코 일간지 엑스프레소의 안토니오 델라크루스 기자는 29일 오전 자택 앞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델레크루스 기자와 함께 있었던 딸은 중상을 입었다. 델라크루스 기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방정부의 부패 문제를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멕시코 검찰이 이번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범죄’로 보고 수사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 멕시코 기자들이 살해당한 언론인 3명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멕시코 기자들이 살해당한 언론인 3명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올해 살해당한 언론인은 32명이다. 이 중 12명(37.5%)이 멕시코 언론인이다. 2000년 이후 멕시코에서 살해당한 언론인은 150여명에 달한다. 살해당한 멕시코 언론인들은 주로 마약 카르텔, 정부·재계 부패 문제를 보도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멕시코 언론 상황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나라 중 하나”라며 “멕시코 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폭력의 소용돌이를 막는 데 필요한 개혁을 취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의 유착과 조직범죄는 기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고, 사법 체계를 붕괴시킨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28일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가 운영하는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의 운영 중단을 통보했다. 또한 필리핀 정부는 17일 독립언론 불라틀랏, 피노이 위클리 홈페이지를 차단했다. 이들 언론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해왔다. 현 필리핀 부통령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이다.

마리아 레사는 28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국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문을 닫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바스타드 국경없는기자회 아시아태평양 데스크 책임자는 29일 “래플러에 대한 사법적 괴롭힘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불라틀랏, 피노이 위클리의) 유일한 범죄는 정부를 불편하게 하는 탐사보도”라고 밝혔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