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MBC 방문진 이사회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키자, 예고한 대로 양문석 상임위원이 기자회견장에 나와 사퇴를 표명했다.ⓒ미디어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추천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결과적으로 MBC 김재철 사장 퇴진을 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MBC 구성원과 국민들이 보시기에 성에 차지 않겠지만 방통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으로 책임을 지려한다”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지난 10월 25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로 했지만 청와대, 박근혜 캠프의 개입으로 무산됐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핵심 인사들이 개입해 MBC를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양문석 위원은 “10월 22일 저녁 여권 추천 이사인 김충일, 김용철, 박천일 이사와 야당 이사 3명이 김재철 사장 해임안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9부 능선을 넘었다. 확정적이다는 통보도 받았다. 하지만 23일 저녁 청와대 하금렬 대통령 실장과 김무성 박근혜 후보 선대위총괄본부장이 김충일 이사에게 전화해 김재철 해임안을 스테이(stay) 시키라고 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폭로했다.

양문석 위원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김충일 이사가 자신의 입장과 소신이 없이, 청와대와 박근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다가 발언한 내용”이라며 “개입의 정황증거가 있고 증인이 분명한 상황에서 어떤 다른 입장이 필요하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양문석 위원은 “김충일 이사는 여당 추천이사로 방문진에서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조율하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양문석 위원은 야당추천 이사인 김충식 부위원장과 함께 사퇴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문석 위원이 사퇴를 만류해 김충식 부위원장이 방통위 잔류를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양문석 위원은 “방통위원으로서 정치적 책임이 있고 행정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충식 부위원장은 남아서 행정적 책임을 져달라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면서 “저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김충식 부위원장은 남아 행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문석 위원은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여행을 떠났다, MBC 노조가 파업을 하면 파업현장에서 김재철 사장을 MBC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양문석 위원은 지난 2010년 7월 이병기 전 상임위원이 중도사퇴하면서 위원직을 넘겨받아 지금까지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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