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열린 'IPTV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IPTV 시행령안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IPTV 도입 관련 법제도 방안과 관련, IPTV시행령이 포괄적이어서 법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모호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규제 형평성, 공정경쟁 환경, 콘텐츠 동등접근권 등에 대해 IPTV 시행령 차원에서 명확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IPTV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 ⓒ송선영
발제를 맡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최세경 책임연구원은 IPTV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 "IPTV사업법 시행령을 놓고 제기되고 있는 여러 쟁점과 그에 따른 이해당사자 간의 입장 차이는 아직 여전하다"면서 "다양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합의의 판단 기준이 설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행령 모호해"보완, 개정 작업 필요할 것

IPTV 콘텐츠사업자에 대한 법적 지위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 연구원은 "방송 개념을 채널서비스와 기타 콘텐츠서비스를 구분해야 한다"면서 "공공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VOD 또는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는 IPTV 사업법의 역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완하는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성기현 사무총장도 "IPTV 시행령은 어떤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항목들이 제대로 된 건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IPTV 시행령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이슈들이 있음에도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성 사무총장은 이어 콘텐츠 동등접근권과 관련한 IPTV법 제20조 '프로그램' 규정을 지적하며 "법률 해석('프로그램' 개념은 '채널'이 아닌 '프로그램 단위'로 봐야한다는 것)을 받아보니까 이는 '채널'로 볼 수 없다는 것으로 시행령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시행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서는 IPTV 도입과 관련한 규제 형평성과 공정 경쟁 환경에 대한 관련한 주장도 이어졌다.

규제 형평성과 관련,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최영익 전무는 스카이라이프와 TU미디어의 사례를 들며 지분제한과 관련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전무는 "대기업 지분 제한이 스카이라이프와 TU미디어는 49%인것과는 달리 IPTV는 자유롭고 외국인 지분 제한도 스카이라이프와 TU미디어는 33%인것에 반해 IPTV는 49% 이다"라면서 "역차별을 조속히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환경 만들어줘야"

이와 관련해 김광호 교수(서울산업대학교 매체공학과)는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동등한 경쟁 조건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시장에 참여하는 사업자간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이뤄져야지 불공정한 경쟁이 발생하는 시장에서는 애초에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비대칭적 차별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차별화된 규제를 통해 사업자간의 경쟁을 강화해 공정 경쟁을 이끈다면 이는 불공정거래를 하는 우월적 지위를 방지하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 ⓒ송선영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대한 업계들간의 견해도 엇갈렸다.

MBC 이남표 전문연구위원은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뒷받침되는 재정적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대한 업계 견해 엇갈려

이 연구위원은 지상파의 목표는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신 환경을 제공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임을 밝히며 "지금 지상파의 콘텐츠를 무료로 전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이와는 달리 KT 심주교 상무는 "(IPTV)법을 자세히 보면 서비스 사업자가 (콘텐츠를)스스로 만들어서 자구 노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없고 누군가에게 제공을 받아야 한다"고 콘텐츠 동등접근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 상무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대다수가 IPTV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하며 "콘텐츠를 무료로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고 충분히 논의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심 상무는 "콘텐츠와 관련해 테이블에서 논의라도 해야 하는데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협상을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IPTV만의 양방향콘텐츠 필요해"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책 논리에 밀려 'IPTV만의 콘텐츠 차별화 방안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판미디어홀딩스 이창수 대표는 "목적이 콘텐츠 차별화 방안이라고 하면서도 정책 논리에 묻혀있으며 IPTV에 맞는 양방향콘텐츠에 대한 논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IPTV의 양방향콘텐츠가 얼마큼 나올지, 얼마큼 생각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케이블에 있는 콘텐츠로 온들 무슨 차별화가 있겠냐"고 지적하면서 IPTV의 특성을 살릴 양방향콘텐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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