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원케이블솔루션(원케이블)은 지난달 16일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중부케이블은 지난달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은 티브로드 합병 이후 협력업체의 고용 안정성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SK브로드밴드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수도권·부산·대구에서 SK브로드밴드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원케이블은 희망퇴직 희망자를 모집 중이다. 원케이블은 공고에서 “어려운 케이블TV방송통신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타개하고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이 2일 개최한 기자회견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중부케이블은 지난달 4일 노동자 9명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추가로 6명을 전주센터에서 아산·세종센터로 전보 발령했다. 중부케이블은 2020년 전주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 8명을 천안·아산·세종센터로 발령한 바 있다. 전주시에서 아산·세종센터로 출퇴근하려면 2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중부케이블은 전보 대상자에게 주거비·교통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2020년 전보 대상자 중 6명이 퇴사했다.

원케이블과 중부케이블은 SK브로드밴드에 합병된 티브로드 협력업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 1월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승인하면서 ‘협력업체 종사자 고용안정·복지향상’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3년간 보장하라’고 권고했는데 내년 1월이면 고용보장 시점이 끝난다.

희망연대는 2일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감축·구조조정이 전체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원청(SK브로드밴드)이 정규직 전환을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는 “SK브로드밴드 매출은 전년 대비 9%가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2756억원을 기록하였으나, 동네 곳곳에서 피 땀흘리며 일했던 현장 기사는 정든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원청은 인력감축 구조조정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는 원청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는 SK브로드밴드가 노동자 직접고용을 할 때까지 SKT타워 앞에서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실시한다. 윤진영 희망연대 조직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노숙 농성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쟁의권이 있어서 조합원을 (합법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연대는 “강제 지역이동으로, 지표압박으로, 노조 탄압으로 지난 3년간 200여 명의 노동자가 퇴사를 선택했다”며 “이제 남은 인력은 720명 남짓이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정든 일터를 떠나야 하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희망연대는 SK브로드밴드가 중부케이블과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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