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에서 최근 4개월 동안 5건의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연대노동조합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비정규직지부)는 '인력 부족에 따른 노동량 폭증'을 원인으로 꼽았다.

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당시 협력업체 노동자는 900여 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150명 줄어든 750여 명이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노동량은 증가했다. 비정규직지부는 “담당 지역 확대, 지표 압박, 직군 변경 등 압박이 있었다”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협력업체 사장들의 이익 앞에 외면받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SK브로드밴드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에서 올해 6월부터 현재까지 총 5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A 씨는 지난 8월 업무 중 사고를 당해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A 씨와 팀을 이루고 있던 B 씨는 혼자서 업무를 도맡고 있다. 전치 10주 진단을 받은 C 씨는 사고 발생 한 달 후 업무에 복귀했다. 디스크가 있던 D 씨는 수술 후 업무에 복귀했지만, 통증이 재발해 재수술을 받았다.

정화목 비정규직지부 사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사람은 없는데 노동량이 늘어나면서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측에 안전 장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업무 중 부상을 당했지만 산업재해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사에서 공상처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공상처리를 할 경우 노동자는 재요양, 장해보상금을 받기 어렵다.

비정규직지부는 27일 SK브로드밴드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인수합병 승인조건은 ‘구성원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인데 작금의 현실은 어떤가”라고 따져물었다.

비정규직지부는 “단기간에 수많은 노동자가 업무 중 사고를 당하고 있다”며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형식적인 안전교육을 하는 등 안전에 대한 의식이 부재하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지부는 “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하여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빈자리는 올곧이 남아있는 주변 노동자들의 몫이 된다. 신규 채용이 없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원청인 SK브로드밴드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비정규직지부는 “협력업체에게 노동자는 쥐어짜기 수탈의 대상일 뿐”이라며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원청은 어쩌고 있는가. 더 이상 협력업체 뒤에 숨어있지 말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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