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26개 언론·시민단체가 결성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주목받지 못했지만 가치 있는 '유권자 중심 정책 보도'를 재조명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11일 발표한 첫 번째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유권자 중심의 정책 보도로 ▲한겨레의 <나의 선거 나의 공약> 시리즈 ▲KBS의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시리즈 ▲경향신문의 <무가당 프로젝트> 등을 선정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출범 기자회견' (사진=민언련 유튜브 채널)

한겨레는 지난달부터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기획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 주요 의제 6가지를 골라 유권자 1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하는 기획 시리즈다. 이에 대해 미디어감시연대는 “유권자 중심의 정책 공약 질의를 뽑은 뒤 그 질의서를 대선후보에게 보내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정책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KBS는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기획 보도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이 요구하는 의제를 선정해 대선후보에게 정책 질의를 한 뒤, 답변을 전문가와 기자가 함께 검증하는 시리즈다.

경향신문은 <무가당 프로젝트>에서 여론조사 보도에서 무시되는 2030 무당층 100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시리즈에 대해 미디어감시연대는 “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2030을 '이대남'과 같은 단일 계급으로 묶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보이지 않는 유권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들은 포털 사이트의 '많이 본 뉴스'에 오르지 못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좋은 보도가 밀려난 것은 각종 논란과 정치인의 격한 발언, 여론조사를 다루는 기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앞서 예시로 든 기획기사는 최소 1~2달의 준비작업과 적지 않은 인력, 돈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하루에 한 언론사에서만 수백 건씩 쏟아내는 발생 보도와 양적인 측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또한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1월 24일~2월 6일까지 포털의 '많이 본 뉴스' 기사를 분석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많이 본 뉴스’를 정책 정보 비중에 따라 ‘비정책 기사’, ‘기본 정책 기사’, ‘상세 정책 기사’로 구분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에 따르면 ‘비정책 기사’의 비율은 전체 968건의 기사 중 871건으로 약 90%에 달했다.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분석한 '포털사이트 내 많이 본 뉴스 조사 자료' (사진=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미디어감시연대는 “정책기사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도 랭킹뉴스에 오른 기사 대부분이 캠프의 설명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였다”며 “포털의 ‘많이 본 뉴스’에서 기자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해 취재, 인용한 취재원의 수가 0명인 기사는 전체의 87.2%였는데, 그만큼 보도자료나 SNS, 라디오 받아쓰기 기사가 포털을 점령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네이버 뉴스의 언론사 편집 틀도 좋은 기사가 돋보이는 것을 막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미디어감시연대는 “규격이 정해진 틀과 제한된 뉴스표출 방식에서 사용자는 제목이나 화면을 보고 기사를 선택한다”며 “(사용자는) 그 기사의 심층성은 물론, 분량조차 가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선정적인 제목이 더 클릭을 유인하기 쉽다'는 통설이 실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언론 이용자들에게 포털 대신 언론사 홈페이지 기사를 이용할 것을 권했다. 미디어감시연대는 “각 사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보기 좋은 자리에 대선 특집 페이지가 구성돼 있다”며 “시간에 따라 수많은 기사가 올라갔다 사라지는 포털이라는 공간보다 훨씬 좋은 기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시간과 정성이 드는 일이지만 여론조사 수치나, 후보자들의 주장만 담은 기사, 거기에 딸린 지지자들의 댓글 싸움에 지쳐 있다면 한번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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