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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가 꼽은 '2021년 미디어 사건-이슈'
미디어스 | 승인 2021.12.31 22:47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언론자유'의 한 단면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다. 조선일보의 삽화 파문이 적지 않은 동력이 됐다. 피해액의 5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야당과 언론단체의 반발로 본회의 처리가 보류됐으며 논의를 이어갈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빈손을 확인한 언론특위는 활동시한을 내년 대선 이후로 연장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쪽은 ‘언론자유’를 말했다. 하지만 ‘언론중재법은 언론재갈법’이라고 규정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캠프에 과거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일조했던 인사들이 합류했다. 또한 유재천 전 KBS 이사장이 반대 의견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유 전 이사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악법"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하고 사장 해임 제청안을 가결시켰다. 현재 언론자유의 한 단면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거대여당의 입법독재, 의회횡포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 TBS 예산 깎고 한겨레 광고 끊고

4·7 재보궐 선거에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임면권·감사권에 이어 해체권까지 언급했다. 오 시장이 실행에 옮긴 카드는 예산삭감이었다. 서울시는 내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 원에서 123억 원 삭감한 252억 원으로 편성했다. 123억 원은 TBS 한해 제작비의 97%에 달하는 액수다. 오 시장은 TBS 출연금 삭감을 '재정 독립'이라는 명분으로 합리화했다.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에 대해 "정치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TBS 예산을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내년도 예산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준예산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은 덜었다. 서울시는 기존에 삭감한 TBS 예산의 30%인 37억 원을 복원하겠다며 시의회와 협의를 이어갔다. 3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는 오 시장의 발언을 검증한 한겨레에 대해 광고비 집행을 중단했다. 오정현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시정 질문에서 "이게 바로 언론 탄압이자 재갈물리기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190일 지각 출범, 그리고 위원 공백 

지난 1월 4기 방통심의위가 종료됐지만 차기 위원회 구성까지 190일이 소요됐다. 국민의힘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위원 추천을 거부했다. 방통심의위 기능이 마비돼 적체된 방송·통신 심의안건은 17만 6천여 건에 달했다. 긴급한 처리를 요하는 디지털성착취물 피해신고만 1만건이 넘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절규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방통심의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9인으로 구성된다.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각각 3인씩 추천한다. 결국 정부여당이 위원 7명을 추천·위촉했다. 국민의힘은 뒤늦게 나머지 위원 2명을 추천했다. 그러나 현재 방통심의위는 위원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휘 위원이 5개월만에 사퇴했다. 이 전 위원은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가 유력하다. 

언론인 겨냥한 검찰 '고발사주' 의혹

검찰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언론인과 여권 인사에 대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지난 9월 뉴스버스를 통해 보도됐다. 고발장에 적시된 언론인은 MBC 기자 5명, 뉴스타파 기자·PD 각각 1명이다.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보도가 윤석열 총장, 배우자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고발장의 골자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은 "윤석열 검찰이 검찰권을 사유화해 비판 보도를 한 기자를 수사하려 했다는 점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현 국민의힘 후보는 뉴스버스 등 인터넷 매체를 '마이너', '정치공작 통로'로 비하했다. 문제의 고발장은 '괴문서'라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고발사주 의혹에서 ▲손준성 검사(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텔레그램을 통해 고발장 등 자료 전송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제보자X' 실명 판결문 검색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가 조성은 선대위 부위원장에게 고발장 전달 등이 사실로 밝혀졌다.

(왼쪽부터)김웅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사진=연합뉴스)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수신료 조정안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에 국민검증을 강화하기 위한 면접 심사를 신설했다. 하지만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가 여야 7대4, 6대3 구조로 구성되는 관행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여야 불문하고 대선 후보들이 방송에 대한 정치 불개입을 공언하고 있다"며 대선 전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1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미디어법 제도 전반을 논의하는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활동기한을 연장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사장·이사 국민추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권 추천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6월 KBS 이사회는 월 2500원의 수신료를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KBS 이사회 공론조사 결과 국민참여단 79.9%가 수신료 인상에 찬성했다. 방통위는 지난 29일 수신료 조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첨부해 국회에 송부했다. 향후 수신료 조정안은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심의·의결,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방송작가 노동자성 인정 판정…그러나   

방송작가·프리랜서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달아 나왔다. 지난 3월 서울중앙노동위원회는 MBC '뉴스투데이'에서 10년 동안 일한 작가 두 명의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지난 9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7년동안 일한 KBS 전주총국에서 해고된 작가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틀 뒤인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프리랜서 직원 12명이 YTN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지상파3사 보도·시사·교양 프로그램 프리랜서 방송작가 363명 중 152명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는 방송작가들이 위탁계약에 따른 원고 집필 업무 외에 다른 업무도 함께 수행하면서 지휘·감독을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방송사의 수용 여부다. MBC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KBS는 전북지노위 판결문을 받아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재심에 무게를 뒀다. 결국 프리랜서 노동자의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3일 MBC로부터 재계약 불가를 통보받은 '뉴스외전' 작가와 광주MBC 아나운서는 서울고용노동청에 근로자 지위확인 진정을 접수했다. 

KBS·MBC·EBS 등 공영방송 3사 사옥

사실로 드러난 ‘ABC협회 부수 부풀리기’

‘한국ABC협회 부수공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내부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발표한 ABC협회 사무검사 결과에 따르면 조선일보·동아일보·한겨레의 유가율·성실률이 부풀려졌다. 한겨레는 즉각 사과에 나섰지만 조선일보·동아일보는 침묵을 유지했다. 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한국일보·세계일보 등은 올해 ABC협회 부수공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는 부수공사를 대체하는 새 정부광고 지표를 개발했다. 그동안 정부는 ABC협회 가입여부와 부수공사 결과를 정책적으로 활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만 명 대상 열독률 조사를 실시해 지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언론진흥기금 사업 공모에서 ‘ABC협회 가입사’에 부여하던 가산점을 내년부터 없애기로 했다.

국회에서 다양한 법안이 발의됐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미디어바우처법’이 대표적이다. 미디어바우처법에 따르면 국민은 자신이 원하는 언론사에 바우처를 제공하고, 정부·공공기관은 바우처를 기준으로 정부광고를 집행해야 한다. 문체부는 미디어바우처 제도에 부정적이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종이신문에 바코드를 넣어 유료부수 판매 규모를 집계하는 방안(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포털제휴평가위 제재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수천 건 작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미디어오늘 첫 보도 당시 연합뉴스는 ‘법적 대응’을 거론하며 무마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약서가 공개되자 입장을 바꾸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연합뉴스 홍보사업팀은 올해 ‘기사형 광고’를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네이버·카카오 제휴평가위원회는 연합뉴스에 대해 ‘32일 포털 노출 중단’ 제재를 결정하고 재평가를 통해 ‘콘텐츠 제휴’에서 ‘검색제휴’로 강등시켰다. 연합뉴스는 네이버·카카오를 상대로 ‘포털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해당 가처분을 인용했다.

본안 소송 여부에 대해 연합뉴스와 포털 양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제휴평가위는 내년 1월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연합뉴스는 강등 제재와 관련해 기사를 통해 자사 입장을 전하는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 행태를 드러냈다. 연합뉴스TV는 대선 후보 인터뷰에서 ‘포털에 의한 언론시장 왜곡’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사진=미디어스)

포털 뉴스 알고리즘 공정성 논란…구독모델 전면화

지난 3월 MBC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포털 뉴스 알고리즘 편향성' 논란이 확산됐다. '스트레이트' 보도와 별개로 포털 뉴스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네이버는 7월 알고리즘 원리 일부를 공개했다. 또한 네이버는 8월 전문가가 참여한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발족했다. 네이버는 연내 검토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네이버·카카오에 알고리즘 공개·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MBC 보도 이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포털사업자에게 뉴스 알고리즘 정보 제출 의무를 부과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공영 포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열린민주당은 ‘포털 뉴스 편집 금지 법안 처리’를 민주당과의 합당 조건으로 제시했다. 국회 언론특위 여야는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에 대해 이견이 없다. 

현재 네이버·카카오는 편집에서 구독모델로 뉴스서비스를 전환하고 있다. 카카오는 내년 인링크 중심의 뉴스 서비스를 폐지하고,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내년 1월 제휴평가위 잔류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실시하던 구독 서비스를 PC에 전면 도입했다. 

하지만 포털 구독 서비스가 이용자 권리·편익과 여론 다양성에 끼칠 실제적 영향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최초 '인앱결제 방지법' 

한국이 앱마켓 독점 현상에 대한 규제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국회는 올해 8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를 막기 위한 규제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앱 심사를 지연하는 행위, 등록된 앱을 삭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지난해 7월 구글이 기존 게임앱에 적용하던 인앱결제 의무화를 전체 앱으로 확대해 30%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앱결제방지법' 처리에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국민의힘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 때문이다. 경쟁적으로 인앱결제 방지법을 발의했던 국민의힘이 통상마찰을 이유로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통해 가까스로 입법이 추진됐다. 공정위는 '중복규제'를 주장하며 방통위가 규제 권한을 갖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앱개발 업계에서 공정위를 향해 "그동안 뭘했냐"는 반응을 쏟아냈다. 

법 통과 이후 앱마켓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꼼수'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8일 제3자 결제를 도입하고 여기에 수수료 6~26%를 붙이는 '꼼수'를 부렸다. 애플은 한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을 내놓는 등 '버티기'에 돌입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마련하는 한편 구글과 애플에 법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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