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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했다'는 삼프로TV가 기성 언론에 일으킨 파장"미디어 변화 모른 체 할 수는 없다"…"지상파와 유튜브 역할 달라"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12.29 08:26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경제 유튜브 ‘삼프로TV’가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인터뷰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선 후보의 경제 정책을 처음으로 깊이 있게 접했다는 평가와 함께 기성 언론은 지금까지 무엇하고 있었냐라는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유튜브 ‘삼프로TV’에 업로드된 양당 대선 후보들의 인터뷰 영상은 사흘 만에 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편은 247만 조회수에 좋아요 20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편은 162만 조회수에 좋아요 3만(28일 오전 11시 기준)을 얻었다.

두 후보는 주식, 부동산 정책에 대해 1시간 30분 가량 답했다. 토론이 아닌 진행자 3명의 질문에 후보가 답하는 인터뷰 형식이었다. 네티즌들은 “경제 정책 토론 비교를 시청할 기회가 없었는데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는 찬사를 넘어 “언론개혁이 왜 필요한지 삼프로가 증명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유튜브 '삼프로TV'가 25일 올린 대선특집 '삼프로가 묻고 이재명 후보가 답하다' 화면 (출처=유튜브 삼프로TV)

언론인이 분석한 '삼프로TV' 흥행 요인 

언론인들도 삼프로TV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이완 한겨레 기자는 “삼프로TV가 기성 언론과 달리 정책에 깊숙이 들어갔다거나 인물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내놨거나 했는지는 못 찾겠지만 삼프로TV의 영향력 등 미디어 변화를 모른 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기성 미디어들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뉴스’ 여부를 따져 새로운 말을 따내고 그것을 앞세우지만, 삼프로TV는 새로운 정책 소개 없이 경제 관련 질문에 그대로 응답하는 후보자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불편한 질문이 없는 인터뷰였지만 오히려 반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기성 언론에 실망한 시청자들이 유튜브를 선택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기성 언론이 후보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했냐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언론이 매일매일 정치인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어 오랜동안 대화를 나누는 모습만 전달해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정 받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종합신문도 이슈를 백과사전식으로 묻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한 분야만 놓고 파는 등의 차별화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과 함께 언론의 신뢰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S 1TV <정치합시다2> CP인 김현석 선거방송기획단장은 28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삼프로TV가 흥행한 이유는 후보들이 처음으로 경제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 비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KBS도 꾸준히 각종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하고 있으며 후보자들이 공중파 정책 토론회도 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는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할 권리가 있고, 공중파가 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삼프로TV처럼 못 만드냐'?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삼프로TV는 미리 전달한 질문을 두 명의 후보가 따로 녹화해 편집한 콘텐츠로 공직선거법 등 각종 법령과 규칙 제한을 받는 TV 방송 토론에서는 이런 질문과 답변 시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정책위원은 “뉴스 프로그램 내 인터뷰 편성도 정당과 캠프의 공정성 항의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거대 조직, 제작 규정, 질문 사전 데스킹, 캠프와의 사전 조율에 후보 도착시 의전과 동선 설정까지 일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방송사는 삼프로TV처럼 빠른 결정과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삼프로TV가 경제 유튜브라는 채널 성격에 주목했다. 지상파방송이나 언론인 단체가 주최하는 토론회는 불특정 다수, 다양한 소득 차이가 있는 유권자들을 고려해 공통질문을 선정하지만, 경제 유튜브는 시청자들의 정치적 지향과 무관한, 증권과 부동산 이슈를 특정해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사 주최 토론의 경우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여러 분야에 백화점식 질문을 던지며 후보자 발언을 검증하고, 상호 토론 시간 등 규칙을 적용받는 데 비해 유튜브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김 위원은 “삼프로TV 대선 특집 콘텐츠가 보여준 것은 디지털 콘텐츠의 의제 설정 능력이나 지상파의 몰락이 아닌, 지극히 합리적인 개인의 출현”이라며 “언제부터인지 정치적 입장을 막론하고 모두가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합리적 개인이 되었고, 경제 문제는 지극히 비정치적이며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정책 분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프로TV와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지상파 방송사에게 왜 삼프로TV와 같은 대선 특집을 못 만드냐고 묻는 것은 포병에게 기마병처럼 왜 빨리 가지 못하느냐고 다그치는 꼴로, 자조가 아닌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른 역할을 해야 할 미디어라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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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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