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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2038년까지 BBC 수신료 모델 유지"수신료 대체 모델 찾지 못해…광고, 구독, 기부, 조세 따져봤지만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4.01 07:24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영국 하원 상임위원회가 2038년까지 BBC의 수신료 모델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위원회는 3월 17일 ‘공영방송의 미래’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2038년까지 공영방송의 수신료 모델을 유지하는 게 우선적인 선택사항이라는 의견이다. 

가디언지의 3월 25일자 기사

영국 정부는 10년 단위로 공영방송 미래계획을 세우고 5년 단위로 수신료를 협상한다. 현재 2028년부터 2038년까지의 공영방송 미래계획을 세우는 중이며 BBC와 수신료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을 통해 2022년 4월부터 향후 5년의 수신료가 결정된다.

가디언지는 3월 25일 “영국 하원의원들은 정부가 BBC에 자금을 지원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해 2038년까지 TV 수신료를 지불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젊은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북유럽 여러 국가들이 수신료를 폐지하고 가계세를 부과하거나 정부로부터 직접 보조금을 받는 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하원의원들은 다른 자금 지원 모델로 전환하는 것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BBC 대변인은 보고서와 관련해 “공영방송과 BBC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한 지지일 뿐 아니라 강력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명한 요구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BBC방송에 자금을 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수신료라는 결론을 환영한다”고 했다.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위원회는 보고서에 “다음 헌장 기간(2028년~2038년) 동안 수신료 모델을 대체하는 비용을 고려할 때, 수신료를 유지하는게 선호하는 선택지”라며 “정부는 의회에 상정할 수 있는 수신료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내놓거나 적어도 다음 헌장 기간까지 현행 모델을 강력히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위원회는 기부금, 조세, 주 예산, 광고, 구독, 부과세 등 수신료를 대체할만한 여러 모델을 살펴봤지만 찾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오프콤이 발간한 공영방송의 미래 수익 모델에 대한 연구 보고서도 수신료를 대체할 모델을 찾지 못했다.

영국 하원 디지털, 문화, 미디어, 스포츠 위원회가 낸 보고서

주대우 KBS 영국 통신원이 지난 2월 작성한 공영미디어연구소의 ‘영국 : 공영방송의 미래 관련 3개 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오프콤이 컨설팅 회사인 미디어티크에 연구를 의뢰한 결과 미디어티크는 광고형, 가입형, 하이브리드형 총 3가지 모델을 미래 공영방송의 유력한 수익 모델 후보로 꼽았다.

미디어티크는 BBC에 ‘광고형 모델’을 도입할 경우 연 매출 27억 파운드(약 4조 443억 원)를 예상했지만, 이는 현재 BBC의 수신료 수익 연 37억~28억 파운드에 비해 10~11억 파운드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처럼 BBC 시청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가입형 모델’의 경우 공영방송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보편적 방송이 불가능하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가입형 모델로 전환 이후 BBC가 현재 수준의 매출을 확보하려면 현 수신료 이상의 금액을 현재 납부자보다 많은 수가 지급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라고 분석했다.

일부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이외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BBC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지다. 추가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BBC의 플래그십 채널이나 콘텐츠를 가입형 서비스에서 제공하고 기본 서비스에서는 비인기 채널과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 경우 BBC가 수신료 기반으로 제공하는 보편적 기본 서비스는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최선욱 전 KBS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영국 하원의 보고서에 대해 “영국은 의회 차원에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회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공영방송 관련 논의는 답보상태다. 1988년 제정된 한국방송공사법은 거의 수정된 바 없으며 정부의 공영방송 관련 논의는 수신료 현실화나 사장 선임, 이사회 구성에만 집중돼 왔다. 유럽은 유럽평의회나 유럽연합 같은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거버넌스에 대한 원칙과 기준들이 논의되고 있다. 

최 전 소장은 “기존 수신료를 기금이나 조세 형태의 공적 재원으로 바꾼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인구 규모가 적은 특수성이 있는 반면 영국 BBC는 전 세계 첫 번째 공영방송이라는 상징성이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런 BBC가 수신료를 대체할 적합한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동안은 국내에서도 다른 재원 방식을 찾기 어렵다라는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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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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