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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방어선은 사저' 중앙일보, MB 사저 보도는기우제식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는가' 칼럼…MB 사저 논란 때 "땅값 때문에 약속 못 지켜"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3.17 17:0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중앙일보 이철호 칼럼니스트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건을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신호탄으로 규정했다. 이 칼럼니스트은 일종의 가정법을 통해 LH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데 집중하며 '레임덕' 징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말에 지지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추측과 가정을 전제한 '레임덕 기우제'라는 판단이다. 지난 2일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은 신현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을 레임덕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중앙일보 논설주간을 역임한 이 칼럼니스트는 17일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는가>에서 "LH 사태는 조국 사태와 비교하면 전혀 딴판"이라며 "예전 같으면 진보 쪽의 ‘물타기 신공’과 진영대결로 간단히 제압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라디오에 나와 '보수 정부 때도 부동산 투기했는데 우리만 억울하게 당한다'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김어준 씨가 '뭔가 냄새가 난다'는 음모론으로 맞장구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시민 씨도 마찬가지"라며 "'재벌 같은 민간 부동산 투기보다 차라리 공기업 LH 직원의 투기가 훨씬 낫다'고 우겼을지 모른다"고 했다. 

중앙일보 3월 17일 <[이철호 칼럼]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는가>

이 칼럼니스트는 유시민·김어준 등 좌파진영 '선수'들이 예전과 달리 입을 다물고 있다며 '같은 편'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LH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칼럼니스트는 "여기에다 문파들도 코로나19 때문인지 몸조심하는 눈치다. 이번 LH 사태에서 레임덕의 불길한 징조가 어른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예전 같으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몰려나와 '내가 변창흠이다' '우리가 LH다'라고 외쳐댔을 게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 양산 사저 논란을 거론했다. 그는 "친문들도 심각성을 느꼈는지 최후 방어선을 문 대통령과 양산 사저로 후퇴시켰다"며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이 반발했지만 "워낙 수세에 몰려 주군을 지키기도 버거운 분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에 정부 비판적인 칼럼을 싣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마저 관련 보수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적당히 좀 하라"고 말할 정도의 수준 낮은 비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중앙일보 등 보수언론은 문 대통령 사저와 관련해 농지 형질 변경, 영농 경력 허위기재, 면적·공사비 적절성 등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농지 형질변경은 사저와 경호동 등이 들어설 부지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과정인 데다, 형질변경 이후 땅을 판매해야 차액이 발생할 텐데 대통령 사저와 경호동을 수익을 노리고 팔아버릴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영농 경력 허위기재 논란의 경우 설사 허위기재라도 농지를 매입하는 데 미치는 영향은 법적으로 없다는 게 중론이다. 

중앙일보 2011년 10월 10일 <퇴임 이후 내곡동 가는 MB 왜>

보수언론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논현동·내곡동 사저와 문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에 대해 면적비교를 하는 방식으로 사저 논란에 기름을 부으려 했으나 서울 강남·서초구의 부지와 지방 농촌지역 부지를 가격을 뺀 면적만을 비교한 탓에 온라인상에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 칼럼니스트는 이런 논의를 의식한 듯 "국민들 입장에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남 사저와 면적이나 가격 따위를 따지는 게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온 사회를 고통과 분노 속에 몰아넣고, 나 홀로 편안하게 양산 사저로 돌아가려는 느낌 자체가 불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논란 당시 중앙일보 보도 논조는 달랐다. 중앙일보는 2011년 10월 10일 이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과 관련된 기사 <퇴임 이후 내곡동 가는 MB 왜?>에서 "이 대통령은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오랜 약속을 못 지키게 된 건 결국 ‘땅 값’ 때문이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해 부지 매입비로 70억 원의 예산을 신청,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적을 받아 40억 원으로 깎였다. 하지만 40억 원으로 논현동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드물어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내곡동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국회 때문이라는 게 당시 보도 내용이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이 전 대통령 본인이 아닌 아들 시형씨가 사저 부지를 구입해 편법증여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보안상의 이유 때문에 시형씨가 샀지만 이 대통령이 다시 구입할 것"이라는 청와대측 해명을 강조해 실었다. 

한편, 17일 김용석 철학자는 한겨레 칼럼 <레임덕 : 사라져야 할 말>에서 "야당과 언론은 레임덕이라는 ‘언어의 힘’을 종종 정치적 술수로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레임덕은 현상을 분석하는 언어가 아니라, ‘정치적 무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 철학자는 "집권 정부가 레임덕이 되면 손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레임덕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은 정치인들이 민생과 정쟁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집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척도"라며 "레임덕은 21세기 정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용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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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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