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재허가 심사 합격 기준 점수에 미달한 SBS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 절차를 앞두고 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통위에 '엄중한 심사'를 당부했다.

지난 3일 방통위가 발표한 2020년 지상파 재허가 심사 평가 결과 SBS는 641.55점으로 재허가 기준인 650점에 미치지 못했다. 방통위는 “재허가 거부 또는 조건부 재허가 요건에 해당함에 따라 행정절차법상 청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일 방통위가 발표한 2019년 방송평가에서 SBS는 505점으로 중앙방송사 4개 채널 중 3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6일 방송독립시민행동은 과천 방통위 앞에서 “지상파 방송 다 죽이고 윤석민만 살찌우는 TY홀딩스 불허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방송독립시민행동은 7일 “예상했던 결과”라며 "SBS와 민방 재허가 심사, 청문 아니라 심문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SBS 재허가 심사의 핵심은 방통위가 지난 6월 SBS 최대주주 변경 승인 당시 내건 조건을 이행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6월 1일 ‘SBS 최대주주 변경 조건부 승인’을 얻은 TY홀딩스의 지배구조 변경은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 강화만 노릴 뿐 SBS의 공적 책임은 도외시한 꼼수”라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버텨도 방통위가 뭘 어쩌겠냐는 오만함, 방송을 지배하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 어떻게 공적책임과 미래비전을 실현해 나갈지는 윤석민 회장과 TY홀딩스의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주주의 무소불위한 태도는 서울과 지역을 가릴 것 없이 방송계에 만연해 있다”며 “대주주들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는 한 지상파 민방에 대한 재허가 심사는 의미 없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사의 마지막 단계인 청문에서 SBS 변경허가 조건 이행에 대한 대주주 책임을 물을 시간이 임박했다”며 “이 청문은 단지 SBS 대주주 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그 어떤 투자와 전략도 없는 10개 지역민방 대주주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신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통위는 그동안 TV조선, 채널A, MBN을 조건부 재승인하여 오만한 민방 사주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며 “SBS에 대한 추가 청문 절차는 올해 방통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영방송의 사회적 책임, 소유와 경영의 분리,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종사자와의 성실한 협의 이행 여부는 사주에 대한 청문이 아닌 사실상의 심문을 통해 점검,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번 SBS 재허가 여부를 판단할 청문이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지상파 및 종편 민영방송 사주를 향한 준엄하고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실질적 책임을 묻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방통위의 엄중한 심문을 요구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