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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갈등,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김민하 칼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20.10.27 11:22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황당한 일이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추미애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맞불을 놓기보다는 우리 아이가 잘못해서 죄송하다는 식의 ‘엄마 리더십’을 보였다는 것이다. ‘부하’ 논란을 의식해 ‘상급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다. 여러 차례 확인됐듯 법령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상급자인 것이 분명하다. 다만 수사나 기소 등에 대한 검찰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을 뿐이다.

윤석열 총장이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취지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에 보장된 검찰총장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것인데 검찰총장의 수사 배제가 ‘결과만 보고 받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니 만큼, 그러한 내용으로 수사지휘를 하라는 지시라는 점에서 꼭 윤석열 총장의 해석만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최근 논란의 사건들과 윤석열 총장과의 직접적 연관관계가 있느냐이다. 김봉현 씨의 옥중서신과 이에 따른 일방의 증언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성급했다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윤석열 총장의 배우자, 장모 등 사건을 수사지휘 범위에 넣은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인지 여당은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장관이 출석한 국정감사장에서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시도를 했는데, 그게 지지층 여론이란 차원에서는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검사들이 김봉현 씨로부터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전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총장이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도중 JTBC가 관련 내용을 보도했으나 이는 김봉현 씨가 체포되기 전 다른 관련인물의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이라는 해명이 바로 나왔다. 조선일보는 당시 접대를 받은 사람이 검사가 아닌 ‘금융감독원 검사역’이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태로는 윤석열 총장이 검사들에 대한 접대 의혹을 미리 알았음에도 방관했다는 결론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 그러자 여당이 새로 꺼내든 카드는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시절인 2018년 옵티머스 사건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사태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당시는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이었고 부장 전결사항이었다는 점에서 본인이 관여할 수 없었다는 윤석열 총장의 반박이 나오자 여당 의원들은 당시 부장검사와 옵티머스 측 변호인이 ‘윤석열 라인’이라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의심의 영역이지 감찰의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이 모든 사안 역시 감찰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감찰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근거를 계속해서 보완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의 화룡점정에 해당하는 것이 윤석열 총장이 유력 언론사 사주를 개인적으로 만났다는 의혹이다. 뉴스타파 등은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차장검사를 대동한 자리에서 조선일보 사주를 만나고, 술자리에서는 역술가를 대동한 중앙일보의 실질적 사주를 만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의 신분으로 특히 장자연 사건 등이 관계돼 있는 조선일보 사주를 차장검사를 대동하고 만났다면 부적절한 처신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총장은 이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장에서 “상대가 있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최소한 둘 중 한 사람은 만난 게 사실이라는 의심을 갖게 하는 답변이다. 순전히 윤석열 총장의 입장에서 본다면 감찰의 구실이 될 수 있는 이런 답변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의문을 가질 법 하다. 윤석열 총장의 국정감사장에서의 태도를 ‘정치적’이라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으나, 이런 대목을 보면 어차피 미움을 샀으니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자는 식의 단순한 접근 아니었나 싶다.

윤석열 총장의 순진함(?)은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총선 이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가 전해졌다는 것인데, 가능성은 셋 중 하나일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을 방패막이로 쓰기 위해 거짓말을 했거나, 대통령이 자기 소신을 근거로 실제 그런 메시지를 전했거나, 아니면 ‘적절한 메신저’를 자처하는 인사에게 윤석열 총장이 속았거나.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정해진 임기대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변하면 될 일이다. 국정감사장에서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

당황스러움의 끝은 윤석열 총장이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퇴임 후 우리 사회에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하고 있고, 그 범주에 정치가 포함되는지는 말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정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의 전형적 ‘워딩’이다. 이 발언 덕에 이제부터 윤석열 총장의 과거 행보와 앞으로 할 일 모두는 오직 정치적으로만 해석될 것이다. 본인이 사랑한다는 검찰 조직에 도움이 될 일이 없는 발언이다. 진심으로 정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 발언으로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점에서 손해다. 즉 어떤 기준으로 봐도 좋을 게 없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감찰 결과 윤석열 총장의 사퇴 또는 장관의 해임 건의가 이뤄질 만한 내용이 나오거나, 추미애 장관이 선거 출마 등을 이유로 직을 던지지 않는 이상 윤석열 총장의 임기인 내년 7월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이걸 방치하고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공수처 출범 등 일련의 개혁 작업 마무리 등을 계기로 어떤 방식으로든 법무부와 검찰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을 불명예 퇴진시켜 여론을 양분시키기보다는 두 사람 모두에 대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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