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27일 민주당 대표실에 대한 도청의혹과 관련해 KBS 경영진이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입장에서 KBS 경영진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본부장 엄경철)가 진행한 ‘구성원 97%가 KBS가 도청사건 연루됐다고 본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구성원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조직을 사분오열 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및 시민사회, KBS 구성원들이 요청한 도청의혹에 대한 입장은 정작 제외됐다.

이와 관련해 27일 ‘민주당 당대표실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정배 최고위원은 “알 수 있어요”라는 시 형식으로 답했다. 해당 시에는 공영방송 KBS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아래는 천정배 최고위원의 ‘알 수 있어요’라는 시의 전문이다.

알 수 있어요
- 불법도청사건에 대한 KBS 경영진 담화에 부쳐

도청도 없는 공중에 불의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진 녹취록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명비어천가 끝에 수신료인상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권언유착의 야합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거짓 없는 어린 나무에 탐욕의 이끼를 얹어서, 신 독재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슬치는 알 수 없는 악취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도 알지 못하고서, 주인을 기만하고 비겁하게 흐르는 전파는 굽이굽이 누구의 주술입니까.

양상군자의 발꿈치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시커먼 손으로 잃어버린 노트북과 휴대폰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미래입니까.

......알 수 있어요.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