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SBS에 이어 KBS까지 밤 9시대로 드라마 시간대를 옮긴다.

KBS 2TV는 6월 말 개편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오전 뉴스프로그램 시간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7월부터 드라마 시간대를 30분 앞당겨 밤 9시 30분 미니시리즈가 시작될 예정이다. 9일 종영한 월화드라마 <본 어게인>과 현재 방송 중인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은 밤 10시에 편성됐다. 하지만 후속작인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와 수목극 <출사표>가 밤 9시 30분으로 앞당겨진다.

7월 6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와 1일 첫 방송되는 수목드라마 <출사표>는 모두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MBC는 지상파 중 가장 먼저 9시대로 넘어왔다. 지난해 5월 <봄밤>을 밤 9시로 편성하면서다. 현재 월화드라마로는 지난달 25일 시작된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9시 30분에, 수목드라마는 지난달 20일 시작한 <꼰대인턴>이 8시 55분에 방영되고 있다.

MBC는 오는 29일부로 메인종합뉴스 <뉴스데스크>가 저녁 8시대로 복귀하면서 7월 1일 시작되는 수목미니시리즈 <미쓰리는 알고 있다>부터 9시 30분에 편성했다. 이로써 주중 미니리시즈 편성 시간이 밤 9시 30분으로 통일된다.

SBS는 월화극을 밤 10시에서 9시 40분으로 이동했고 현재 <굿캐스팅>이 방영되고 있다. 수목극은 폐지된 상태로 예능이 수목 9시 이후를 책임지고 있다. 금토 드라마는 10시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9시 30분에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9시 40분에 편성된 SBㄴ <굿캐스팅>

케이블 방송에서는 이미 9시대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어 밤 9시대 드라마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tvN의 경우 지난 3월 첫 방송 된 월화드라마 <반의반>부터 9시 방송을 시작했다. 현재는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오후 9시로 배치됐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목요일 밤 9시 방송됐다. JTBC 월화극 <야식남녀>와 수목극 <쌍갑포차>는 모두 오후 9시 30분 방송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드라마 시간대를 앞당긴 이유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퇴근시간이 빨라지는 시청자 동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치열해진 드라마 콘텐츠 경쟁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앞선 시간대를 차지해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방송사 내에서는 ‘드라마 9시대 편성’보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6월 말 시행되는 MBC 개편안을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메인뉴스의 7시 반 이동과 와이드 편성, 드라마 미니시리즈의 밤 9시 이동 등 지난해 단행됐던 파격적인 편성 실험이 불과 1년 만에 폐기되는 것“이라며 ”콘텐츠 전략 없는 편성 전략은 공허하다. 콘텐츠 경쟁력보다는 편성 전략에 의존했던 9시 드라마의 선례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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