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와 박은경 환경부장관 내정자가 27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에서 일부 장관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완곡하게 지적하고 자진사퇴를 건의했다.

이 대변인은 "이같은 당측의 건의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내내 고심을 거듭했다"면서 "그러나, 오전 중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 본인들이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용퇴의사를 스스로 전해오자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두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새 정부 출범을 위해 두 분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오늘 두 분의 용퇴를 계기로 이제 국회도 새 정부가 국정공백없이 순조로운 출범 할 수 있도록 총리 인준안 처리 등에 뜻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남 내정자는 이념적 편향성 논란과 함께 자녀 이중국적 문제, 부인의 부동산 투기, 교육비 이중공제 의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박 내정자는 농사를 직접 짓지 않으면서도 절대농지를 사들인 사실이 밝혀진데다 농지를 증여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도 드러나 물의를 빚어왔다.

심지어 박 내정자는 절대농지 매입의혹을 해명하면서 "땅을 너무 사랑해 구입했다"거나 "친척의 권유로 김포 땅을 사게 됐다"고 거짓말을 해 집중적인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 대변인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어딨겠나"라면서 "다만 법적으로, 국민정서상 용납되는 범위안에 있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적격 부적격 시비로 시간 보내기 보다 새정부 출범이 산뜻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원에서 국회에서 도와주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두 내정자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내정한 장관 후보 중 무려 3명이 취임도 하기 전에 낙마하게 됐다.

두 후보의 사퇴를 촉구해온 야당측은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다른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과 이 대통령의 소명을 촉구했다.

최재성 통합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 장관 내정자들의 면면을 보면 의혹백화점, 비리알을 낳을 거위같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정리돼야 한다"면서 "이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새롭게 내정할 사람이나 남아있는 내정자들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스스로 정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국민들 가슴에 멍이 들게 해선 안된다"면서 "황당한 인선으로 국민에게 혼란과 상실감을 준 이 대통령께서 국민들을 향해서 직접 소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형구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적한 한승수 총리후보자와 김성이 내정자도 이미 국민들에게 자격과 자질에 대해서 심각한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도 결단해야한다. 벌써 3명째 사퇴했고, 앞으로 몇 명이 더 사퇴해야 할 지 모르겠다. 아니 분명히 사퇴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신뢰에 큰 구멍을 내버린 인사 시스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소명하고, 정부 출범부터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08-02-27 16:15:23
최종편집 : 2008-02-27 16:44:13

미디어스 기사제휴 / 김경환 기자 heemang21@empal.com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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