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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경기방송 폐업, 방통위 '난감'"재허가 잉크 마르기도 전에 자진폐업" 질타…방통위, 청취권·고용 문제 직면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2.26 17:0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경기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사 경기방송(KFM 99.9)이 전대미문의 폐업을 결의하면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는 폐업 시 방통위에 신고만 하도록 되어 있고, 방송유지명령도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방통위가 청취권, 종사자 고용문제 등의 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경기방송 이사회의 폐업 결의와 관련한 방통위 상임위원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경기방송은 지난 20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폐업을 결의했다.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지 두 달여 만이다. 

(경기방송 홈페이지 캡처)

경기방송 재허가 심시위원장이었던 표철수 상임위원은 "우리 방송사상 지상파사업자가 스스로 사업하지 않게다고 한 건 처음이다. 청취자 권익보호문제 등 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방송유지명령을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지난번 재허가 때 심사결과가 상당부분 미흡해서 재허가를 거부할 수도 있었던 사항을 재허가 해줬다. 지역 시청권을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구성원 실직 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는데 시쳇말로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사회를 열어 자진폐업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행정청의 재허가 의미를 모독, 무시하는 행태로 보여진다"며 "충실하게 흑자내면서 방송을 해왔고, 주파수 99.9MHz도 대단히 좋은 대역이다. 노조가 뭐라 하니까 재허가 받은 직후 노조에 아픔을 한 번 당해봐라 하는 결정이 맞는 건가. 자진폐업 신고하면 바로 접수해서 받아줘야 하나?"라고 물었다. 

양한열 방송정책국장은 "이 경우 방송유지명령이 해당되지 않는다"며 "현행 방송법상 폐업이나 휴업할 때는 신고하게 되어 있다. 여러 문제가 있는데, 앞으로 실무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 폐업·휴업은 신고 사항으로만 규정돼 있다. 방통위에는 방송법에서 정한 방송유지명령 권한이 있지만 이는 방송분쟁 사항에 따른 조치 권한으로 경기방송과 같이 방송사업허가를 반납하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스스로 폐업을 하고 방송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청취권 보호를 위해 방송시설 매각금지나 다른 사업자 이전을 강제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양 국장은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지금 당장 자의로 방송을 중단해버리면 사업자를 다시 선정할 때까지 상당기간이 걸리게 되고, 청취자들의 권리 침해는 자명하다"며 "경기방송의 경우 재허가 점수 미달에도 청취권 보호를 고려해 재허가를 했는데 이후 경영사정 악화, 정치적인 이유까지 소문을 내고 있는 듯 하다. 이 부분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방송은 지난해 12월 30일 조건부 재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재허가 요건 미충족 ▲개선계획 매우 미흡 ▲주주 과반이상의 권한을 전무이사가 위임받아 경영권 지배(방송법 위반) ▲대표이사 경영권 제한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 ▲감사위원회 독립성 문제 ▲편성 독립성 문제 ▲협찬수익 과다 등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방통위 검토결과 외에도 페이퍼컴퍼니, 주주 간 내부거래, 배임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폐업 결의 직전까지는 방통위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내부 비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경기방송 안팎에서는 '정치적 이유'가 경기방송의 재허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경기방송은 각종 경영상의 문제로 재허가 점수에 미달되었으나 재허가를 받고, 불법적 내부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러한 사정에도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퇴사 소식을 알리는 글에서 "지난 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에 대한 저의 질문이 결국 저희 경기방송의 재허가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당시 대통령 신년기자화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기조를 바꾸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고 질문해 자질·태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은 26일 성명을 내어 김 기자의 해당 SNS 글을 인용해 언론탄압을 주장, 경기방송 재허가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무슨 고초를 겪었는지 짐작이 간다. 대통령에게 질문 한번 했다고 23년 경력 기자가 숙청될 위기에 처했다"며 "대통령에게 한 질문이 재허가에 영향을 미쳤다면 경악할 일이다. 방통위가 정권 외압을 받았나"라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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