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는 말 그대로 코앞에 다가왔습니다만. 대부분의 공간에서는 이 대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정확하게 123일을 남겨둔 어제까지, 국제대회의 기분은 대구에서도 찾기 힘들었죠.

이 대회 자체를 유치한 것부터 이야기를 한다면 너무 길어지고 근본적인 비난이 될 터,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가지 않을 수 없기에 한번쯤은 짚어봅니다. D-100일이 되어서도 이러면 정말 큰 일, 이니깐요.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는 대회가 코앞에 다가온다 할지언정, 크게 달라질 것도 없어 보입니다만.-

대회를 준비하며 한 것들 중 가장 인상적인 건 발빠르게 만든 관련 어플. 아직 볼 건 뭐 크게 없습니다만. 대회를 위한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대회를 맞이하는 분위기와 붐 조성이란 부분에서는 미약하기만 하죠.

개최도시인 대구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 대회의 정체를 궁금해 하며 언제 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인접 도시인 부산이나 수도 서울에서는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은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김연아의 세계선수권에 대한 열기가 더 뜨거울 정도죠. -뭐, 김연아의 세계선수권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만.-

국제대회란 건 단순하게 한 도시나, 일부 사람들의 행사가 아닙니다. 전국적인 열기와 관심은 물론,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란 거, 그만큼 자발적인 관심과 흥분이 있어야 할텐데요. 이미 우리가 겪었던 국제대회, 2번의 아시안게임과 한번의 올림픽, 월드컵. 그것들과 지금의 분위기는 너무 다릅니다.

뭐, 우리나라 각 지자체들이 국제대회로 열 올리는 "유니버시아드"와 비교해도 결코 관심이 높지 않은 이번 2011 육상대회!

유니버시아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대회는 바로 대구, 사실 뭐 북한 응원단 때문이었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어지는 지경, 5월에는 이 대회의 마지막 사전 점검이라 할 수 있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펼쳐지는데요. 이 대회에 대해 아는 분들도 적고, 들어봤다고 하더라도 이 대회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의 차이가 뭔지 또 궁금해 하십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 안 드시나요?

이런 문제 상황에서 고작해야 하고 있는 홍보 활동은 마스코트, 살비의 전국 순회 로드쇼! 단순한 마스코트의 전국 유람으로 대회를 홍보하고, 대회에 대한 선전을 널리 알리겠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살비가 다니기만 하면 모두가 "우와, 육상대회를 보러 이번 여름 대구에 가야지!"라고 생각할 거라 믿는건 아니겠죠?

물론, 관련한 여러 홍보 활동도 하고, 대회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다곤 합니다만. 이 대회에 관심을 가질만한 대상에게, 정확하면서도 다각도의 전략적 접근을 통해 대회를 알리려는 노력은 참 부족해 보인단 생각.

단순하게 마스코트의 이미지와 홍보물로 대회가 성공한다면 못할 국제대회가 어디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는 대회에 대한 방송이나 언론과의 접점을 참, 못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 뭘 알아야, 어찌되는 건지를 듣고 접해야 관심과 기대가 있을텐데요. 그럴 통로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이 대회 유치로 선거에서도 큰 덕을 보셨고, 여론몰이에도 유용하게 쓰신 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과연 이 대회가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는지. 관심과 기대를 모으는데 있어 모바일 어플을 출시하고, 로드쇼만으로 가능할 것인지를.

그래서, 올해 8월,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를 말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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