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K리그의 중계에 대한 이야기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언급됐던 부분입니다. 한동안 중계 채널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새로운 채널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이번 주는 그 중계가 거의 대부분의 공간에서 펼쳐지고, 스포츠채널 3곳도 참여하고, 심지어 KBS의 공중파 중계도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스포츠채널만이 아닌, 리얼 프로그램 전문채널 리얼TV나 범죄수사 전문 채널디원TV, 교통방송 TBS까지 함께하는 K리그, 그 중계의 근간에는 NIB 남인천방송, CJ헬로비전 부산, CMB 대전, CMB 광주, T브로드 수원 등 지역SO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몇몇 기사 등에는 지역방송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지역공중파와 지역SO의 차이는 분명히 구별해야 할 듯하다는 -

무엇보다, 새로운 케이블 채널들의 합류는 이전까지 지역SO들의 중계를 다른 지역에서 보지 못했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이번 주 KBS중계처럼 공중파 중계나, 스포츠 채널을 통한 전국 중계를 바라던 K리그에겐 그래도 다행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채널이 늘었다고 해서 경기 중계의 총량이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거. 일단 새롭게 함께하는 채널들에 대부분은 자체 제작 시스템이 없습니다. 지역SO들의 중계를 받아서 송출만 하는 형태죠. -지역공중파인 지역민방의 것을 받아서 송출하기도 하는 듯한데, 정확히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방송만으로도 감사하고, 시도와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만.. 아쉬움, 한계가 명학하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는 거!

몇몇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K리그의 중계 미디어 확대는 반길 일이고, 종편 확대와 맞물려 콘텐츠 확보 경쟁을 더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또 그러면서도 일부의 지나친 지역 밀착형 홈경기 중계는 제고해야 하며, 전국적인 채널들의 가세로 시청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연히 그 개념은 맞습니다. 옳은 방향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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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논의에는 커다란 함정이 있습니다.

지금 중계를 감행하는 SO들과 스포츠 외에 케이블 채널들에 대한 노출효과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바로 그것이죠. 아직까지 연고지역에서 우리 팀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 대다수의 K리그 구단들, 그들에겐 노출과 접촉이 중요합니다.

많은 채널이란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쉽게 마주치고, 가까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 지금의 형태는 "찾아보지 않고는 보기 힘든" 중계방송이란 느낌이 강하다는 겁니다.

2013년으로 예정된 승강제 제도 도입에 맞춰, 일부 인기 없는 구단들의 퇴출까지 생각한 논의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구단들은 그 인기와 정착에 만족할 단계가 아닙니다. 새로운 구단들, 자본이 적은 시민구단들, 자생력을 만들어가는 어린 구단들에겐 기회와 공공의 노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란 거죠.

그런 이유에서 늘 강조하지만, "지역 공중파"와의 접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방적인 형태의 노출임에도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함께할 때, 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는 친숙함이란 것이 자리한다는 것, 얼핏 보기엔 그 실질적인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몇 년 간의 노력에 결과를 겪어본 입장에선 매우 위력적이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효과들에 있어 모든 구단들이 공평하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소통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의 K리그, 그 가치와 재미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공적인 매체와 사적인 공간, 모든 곳에서 진행 되야 하고, 저 역시 노력하려 합니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의 어찌 보면 짧은 소견들이 지금의 움직임에 문제들을 간과하고, 근본적인 대책에 소흘하다면... 아마 지금의 노력들이 궁극적 결과에 이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K리그의 내일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중적 노출과 지역사회 정착이란 믿음, 그것에 적합한 부분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

현재 진행형인 노력들은 가치 있고, 의미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족함도 있고 분명히 더해져야 할 여지는 많습니다. 무엇보다 열정과 관심, 그리고 팬들에 대한 노력과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부분에도 한번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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