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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없애면 의원 400명도 너끈녹색당 "6400억 국회예산, 고질적 예산낭비 잡으면 640억 절감"… 내년도 300억 증액 예정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11.14 15:2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내년도 국회 예산이 올해 6409억 원에서 300억 원 가량 증액된 6711억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회의원의 부당한 특권과 각종 낭비로 소요되는 예산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녹색당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신지예)은 14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추진비, 주유비, 해외출장비 등 국회에 집행되고 있는 예산의 고질적 문제 10가지를 지적하고, 관련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사진=미디어스)

우선 지적된 건 삭감된 특수활동비 대신 증가한 업무추진비다. 올해부터 국회는 특수활동비 예산을 62억 7000만원에서 9억 8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삭감했다. 문제는 동시에 업무추진비 항목을 전년도 98억 7900만원에서 올해 123억 8900만원으로 증액했다는 것이다. 내년도에는 128억 4500만원으로 편성돼 있다. 사실상 업무추진비가 특활비를 상당부분 대체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 예산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국회 사무총장, 사무차장, 부서장 정도이다. 각 교섭단체 정당 지원금 등의 집행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19년의 경우 입법 및 선거관리, 의정활동지원, 의정지원, 입법활동지원 등의 항목으로 총 41억 470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배정되어 있는데, 이 중 총·차장실에 배정된 금액은 28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 외에 교섭단체 정책위의장실 운영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정책지원 4억 5200만원, 교섭단체 운영지원 10억 3500만원, 교섭단체 활동지원 3억 4500만원, 비서실 업무협의비 1억 930만원, 국회의전행사지원 1억 3800만원, 국회운영협의 및 조정 1억 1800원 등의 큰 항목들이 있지만 사용내역은 확인할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유권자에게 발송하는 문자메시지도 국회예산에서 쓰인다. 국회 예산 중에는 '의원 사무실 공공요금'이라는 항목에 매월 의원 1인당 95만원이 쓰인다. 국회의원들은 이 돈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정책자료 발간 및 의원홍보물유인비', '정책자료 발송비' 항목이 있다. 녹색당은 "이 두 항목은 정책자료집을 발간·발송하는데에도 쓰이지만, 문자 발송료로도 쓰인다"면서 "국회의원이 보내는 문자가 정책자료인 셈이다. '지역구 예산 얼마 따왔다', '모 방송에 출연한다' 등의 문자가 과연 정책자료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은 모두 월 110만원의 주유비를 정액으로 지급받고 있다. 영수증 증빙처리가 필요 없는 사실상의 급여이다. 지역구가 먼 국회의원들의 경우 '의원 공무출장비 지원' 항목이 별도로 있다. 차량유지비에도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 차량 유지비는 월 35만원인데, 의원이 상임위원장일 경우에는 월 100만원의 차량유지비를 지급받는다.  

국회의원은 1년에 2700만원의 입법·정책개발비를 지원받는데, 이 중 건당 5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발주되는 소규모 정책연구용역의 전체 규모는 연간 12억원 정도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 연구용역이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들의 조사 결과 수행하지도 않은 정책연구용역을 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미거나, 선거운동원이나 유령단체에 여러 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례, 타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통째 표절한 사례 등이 다수 드러났다. 현재 11명의 국회의원이 사기,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2018년 이전 정책연구용역보고서 중 80% 가량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문제사례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색당이 계산한 국회예산 삭감가능액 (표=녹색당)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비는 외유성 논란 등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내년도에도 국회예산안에 76억 5200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국제회의 참석, 의장단 외교활동 등에 책정된 부분들도 있지만, 의원친선협회 외국방문 6억 6700만원 등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여전히 있다. 

상임위원회 별 해외출장의 경우 그 내역과 목표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에를 들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우 구괴업무여비 2억 2200만원이 책정돼 있는데 그 내역은 의회예산회계제도 시찰, 재정제도 개선사업 현지출장 등으로 각각 10일~15일 가량의 해외출장 일정이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내역을 보면 굳이 외국에 가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관련 보고서는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모순적 예산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직 국회의원들의 단체인 '대한민국 헌정회'에 지원되는 예산액은 64억 3500만원이다. 이 중 '연로회원 지원금'이 370명에게 매월 120만원씩, 총 53억 2800만원이 지원된다.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변칙적 특혜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18대 국회 이전에 국회의원을 한 전직 의원들 중 370명에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를 포함한 1억 5000만원 수준의 국회의원 연봉은 법률에 정의된 금액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녹색당은 국회의원 연봉이 법대로라면 최저임금 수준이어야 한다며 의원연봉 삭감을 주장했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간 수당은 1216만원이다. 그 외 입법활동비는 월 120만원, 특별활동비는 월 30만원 수준으로 합쳐도 월 251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받을 연봉을 사실상 직접 책정하고 결정한다. 국회의원 연봉은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국회 운영위와 예결위에서 의결한 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최종 결정된다. 이밖에도 과도한 개인보좌진의 수, 원내교섭단체 정책위원회 지원,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정업무경비 등이 지적됐다. 

하승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10가지 국회예산 문제들에 대해 각각 20%~50%의 예산삭감을 이루면 약 640억 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승수 위원장은 "국회 예산은 상당부분 거품이다. 특권을 줄이고 국회의원을 늘려 쓰자는 요구사항인데, 거대정당이 의원 수 확대를 반대하고, 특권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면서 "왜 국회의원 400명 쓸 수 있는 예산으로 300명을 써야 하는가"라고 국회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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