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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노조 “윤석민, 박정훈 아닌 새로운 사장 추천해라”사장 후보자 발표 앞두고 박정훈 연임 반대 본격화…“투표 보이콧 고민했지만, 노조가 이뤄낸 소중한 결과물이기에”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11.13 12:51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사장임명동의 투표를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SBS본부가 대주주 태영건설 앞에서 “박정훈 사장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우면 윤석민 회장이 더이상 SBS를 노사간 신뢰와 화합 속에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외쳤다.

13일 여의도 태영빌딩 앞에 20여 명의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모여 ‘SBS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에 대한 언론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주주의 SBS 사장 후보자 발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박정훈 사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강하게 밝힌 것이다.

13일 여의도 태영빌딩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SBS본부의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날 “투표 보이콧을 할까 고민도 했지만, 노조가 이뤄낸 소중한 결과물이기에 불리한 조건에서도 투표를 실시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대신 윤석민 회장은 SBS를 정상화할 수 있는 신뢰의 리더를 추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SBS 사장 임명동의제는 윤석민 회장이 SBS를 정상화할 의지가 있는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사장 임명동의 투표 대상자 발표까지 답이 없으면 결연하게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2017년 대주주와 노사가 합의한 사장임명동의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짚었다. 윤 본부장은 “사장 임명동의 합의문에는 대주주에게 상법상의 이사임명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얘기는 이사 임명권은 인정하되 방송과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2017년 9월 대주주의 소유 경영분리 선언 약속을 지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자신들 마음대로 방송에 개입하고 SBS 수익을 분산시켜 빼돌리는 경영 농단을 계속하겠다면 사장 임명동의제가 왜 필요하냐”며 “29년 동안 대주주는 여러 차례 방송 불개입, 경영 독립을 약속하고 물러났다가 복귀하는 행태를 반복해왔다. 더이상 이 과정을 반복하다가는 미디어 격변의 시기에 방송 노동자들의 신뢰를 넘어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윤 본부장은 윤석민 회장에게 대화를 호소하며 “만나서 당신이 꿈꾸는 SBS의 미래가 무엇인지, 방송노동자들이 만들고자하는 SBS의 그림이 당신의 그림과 일치하는지 얘기해보자”고 말했다. SBS본부는 앞서 8일 노조 내부에서 꾸려진 미래위원회 논의 결과, 미래혁신보고서를 채택해 공개한 바 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윤석민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SBS콘텐츠허브의 주요 이사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웠다. 소유와 경영 분리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또한 재벌가 특유의 이익 빼내기, 자회사를 통한 지분 쪼개기가 드러나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엊그제는 국세청에서 SBS의 하청업체인 후니드에 특별 세무조사까지 들어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 위원장은 “재벌이 언론사를 사유화하고 이익의 원천으로 삼으며 제대로 된 제작과 보도를 망쳐온 역사가 아직도 지속돼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박정훈 사장을 또다시 임명하려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대광 경향신문 지부장은 “경향신문은 30년 전 소유경영분리에 자본의 독립을 이뤄냈다. SBS는 지금 소유경영의 분리라는 민영방송사 사상 최초의 원칙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소유경영분리가 이뤄지면 우리처럼 노사가 함께 미래위원회를 발족하고 기사에 문제가 있으면 내부 대자보를 붙여 논의하는 등 언론노동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곧 사장 후보자를 임명하고 동의를 받는다는데 도입 취지는 SBS를 건강하게 살리기 위한 과정이었지만 요식 행위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SBS의 갈등을 해결하고 치부를 바로잡을 수 있는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대주주 규탄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음 주 시행되는 SBS 사장 임명동의제는 윤석민 회장의 대주주 자격을 판단할 마지막 시험대”라며 “수차례에 걸친 대국민 약속 파기로 국민의 자산인 지상파 방송사의 대주주 자격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민 회장이 박정훈 사장 아래 경영진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우면 윤석민 회장이 더이상 SBS를 노사간 신뢰와 화합 속에서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함께 3차례에 걸쳐 윤석민 회장과 SBS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후 SBS본부는 지난 1일 8개월 동안 지속된 SBS노사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윤석민 회장에 대화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오는 15일 오전 10시에 SBS 사장 임명동의 투표 후보자가 공지되고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동안 임명동의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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